맹모삼천지교 송길원  (Homepage) 2015-03-11(수) 06:32:15, 3151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모르시는 분이 없을 겁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건데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맹자의 어머니는 지탄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닐까요? 오늘날 헬리콥터 맘의 원조가 되니까요. 처음부터 8학군을 찾아가지 이곳저곳 다니면서 아이를 고생시킬 이유는 없지 않나요? 너무 지혜롭지 못한 처사 같은데요. 하지만 전해진 이야기나 해석은 사실과는 조금 다른 것입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처음 살았던 곳은 공동묘지 근처였습니다. ‘사람이 죽음을 모르면 뭘 배워도 의미가 없다.’ 그래서 공동묘지 근처로 이사해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가르친 것입니다. 일종의 ‘죽음교육’이었지요. 그 다음 이사한 곳은 시장 근처였습니다. ‘인간의 생존현장과 거기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을 알지 못하고는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무엇을 배워도 추상적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장으로 이사를 간 것입니다. 이렇게 죽음의 의미와 치열한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한 다음, 그 다음에 글방 근처로 이사를 가 학문을 하게 한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맹자의 어머니는 교육공학자이면서 교육철학자이고 사상가였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삶과 죽음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계신가요? 삶과 죽음 이 두 가지는 함께 생각하지 않고서는 어느 것도 오롯이 제대로 완성될 수 없는 관계입니다. ‘죽음’이라는 단어, 생각하기도 싫다 하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행복한 죽음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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