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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인생은 쉴 틈을 주지 않고 세월도 빈자리가 없다.
2023-10-23(월) 09:16:19, 30148


[지하철]

우리 사회도 이제 성장기를 지나 많이 늙었다. 부산 도심도, 이젠 그 옛날의 번화가도 늙었고 단독주택단지도 늙어 슬럼화가 되어가니 빈집이 늘어 문짝은 떨어져 너덜거리고 사람 없는 집 안에는 쓰레기만 가득 차 있다.

도시만 늙은 것이 아니라 거기에 사는 사람도 늙어, 그 옛날 아이들이 갖가지 놀이를 하며 뛰어놀던 골목길에도 아이들은 안 보이고 나이 든 분들만 간간이 지나가고 그 자리를 강아지 같은 애완동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의학 기술이 발달하여 사람의 수명이 길어지니, 칠십이 넘었어도 아직 갈 길이 멀어 백발이 되어도 직장을 다녀야 하고 더 나이 먹으면 폐지라도 주워야 한다. 길어진 인생에 미처 준비를 못하면 말년이 고달프다.

어느 휴일날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어떤 노인이 다급하게 뛰어 들어오더니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누군가 보면 자리를 양보할 텐데, 요즘은 다들 지하철에서 폰을 보거나 자신의 볼일을 보기에 누가 타는지 돌아볼 겨를이 없다.

아직 성한 내가 멀리서 오지랖 넓게 소리쳐 부르기엔 민망하여 그냥 지켜보는데, 지하철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가을 하늘이 너무 파랗고 그 아래 금정산은 어느새 울긋불긋 물들어 가을 정취가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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