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열쇠7-행복은 숨바꼭질이다 김영국  (Homepage) 2023-05-30(화) 06:10:47, 45274

행복은 숨바꼭질이다. 찾아오는 게 아니라, 찾아내는 거다. 행복은 강도强度가 아니라 빈도頻度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행복은 큰 거 한방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고, 소소한 기쁨의 개수로 결정된다. 소소한 기쁨은 눈 부릅뜨고 찾아야 보인다. 그걸 찾아내는 밝은 눈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 대박 터진 사람들의 행복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박 전의 행복감으로 돌아온다는 조사가 있었다. 전에 느꼈던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잃어버리기도 하였다. 대박 뒤에 뜻하지 않은 가족관계 파탄, 방탕한 생활, 사업실패, 사기 등으로 오히려 쪽박이 됐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소소한 기쁨을 자주 느끼는 것, 그것이 확실한 행복이다. 그것을 많이 찾아 누리는 것이 행복 인생의 관건이다.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말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서 비롯되었다. 그가 열거한 자신의 소확행은 그야말로 소소하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개켜진 속옷이 잔뜩 쌓여있는 것, 새로 산 하얀 셔츠를 입을 때의 냄새와 기분 등이다. 이런 데서 행복을 느낀다면 아마도 그는 하루 종일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어느 작가의 ‘행복 루틴’도 비슷하다. 1. 해질 무렵 집 근처 중랑천에 나간다. 2. 바람을 맞으며 두 시간을 걷는다. 3. 이마와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4. 찬물에 샤워를 한다. 5. 보송보송한 이불을 덮고 동영상을 보다 잔다. 이 작가에게 1~4가 5를 위한 과정이 아니다. 1에서 5까지 하나하나가 다 행복이다. 나는 <패터슨>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미국 뉴저지의 소도시 패터슨이 배경이고, 그 도시의 시내버스 기사 패터슨이 주인공이다.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아내와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을 한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코스, 정해진 횟수만큼 운행을 하고 퇴근을 한다. 아내와 그렇고 그런 수다를 떨며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반려견을 데리고 어둑어둑한 길을 나선다. 동네 카페에 들러 맥주 한 잔을 마시고 귀가한다. 그리고 쭉쭉빵빵 부부는 침대에 깃든다. 그것뿐이다. 특별한 사건도 없고, 특별한 인물도 없다. 패터슨이 짬짬이 자신의 비밀노트에 시를 쓰고 아내는 그가 읽어주는 시를 듣고 감동한다. 아내는 커튼을 바꾸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빵을 만들어 남편에게 자랑하고 남편은 맞장구를 쳐준다. 그것뿐이다. 영화는 이런 일상의 일주일을 다큐처럼 보여준다. 그런데 영화는 지루하지 않았고, 부부는 지겨워하지 않았다. 이런 게 좋은 영화고, 이렇게 사는 게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생각했다. 행복은 쟁취의 대상이 아니다. 발견의 대상이다. 풀꽃도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예쁘고 사랑스럽다.(나태주 <풀꽃>) 숨바꼭질의 술래가 숨은 친구 찾아내듯, 소풍지에서 보물찾기 하듯 주위를 살펴보면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행복을 만날 수 있다. 예쁘고 사랑스럽고 고맙고 기쁘고 감동스런 것들이, 그런 일들이, 그런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천지삐까리로 널려있다. 그걸 찾아 누릴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똑똑한 사람이다. 행복 허영자 눈이랑 손이랑 깨끗이 씻고 자알 찾아보면 있을 거야. 깜짝 놀랄 만큼 신바람 나는 일이 어딘가 어딘가에 꼭 있을 거야. 아이들이 보물찾기 놀일 할 때 보물을 감춰두는 바위 틈새 같은 데에 나무 구멍 같은 데에 행복은 아기자기 숨겨져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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