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열쇠6-명상, 평생의 반려 비장의 도구 김영국  (Homepage) 2023-05-04(목) 17:36:33, 44578

나는 막연히 명상을 동경해왔다. 그러나 접할 기회가 없었다. 결국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상상하던 명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명상은 화두 하나를 붙들고 끝장을 볼 때까지 집요하게 매달리는 생각 공부인 줄 알았다. 내게 다가온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은 오히려 생각을 끊으라고 했다. 말하자면 ‘멍때리기’를 하라고 했다. 생각(잡념)이 자꾸 일어나면 호흡에 집중하라고 했다. 그래도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면 들숨 날숨을 헤아리라고 했다. 아무 생각하지 말고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을 하라니? 그런데 뇌과학이 명상의 이론을 뒷받침해준다. 뇌에는 리셋 장치가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쉴 때 뇌는 그간 습득한 정보와 기억을 정리해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 불리는 리셋버튼이 활성화되면 뇌로 가는 혈액량이 오히려 늘어난다. 눈은 초점이 없는 것 같아도 뇌는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이때 집중력, 창의력, 기억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고 과제집중력도 높아진다. 팀 페리스가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그가 인터뷰로 심층면접한 타이탄(성공한 사람)들의 80%가 아침마다 가벼운 명상을 하더라고 보고한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동양에서 시작한 명상이 서양으로 건너갔다. 거기서 뇌과학, 심리학 등 신학문의 세례를 받고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다시 동양으로 역수입되고 있다. 내가 읽은 책 대부분이 번역서였다.  <틱 낫한 스님의 마음 정원 가꾸기> 등 몇 권의 책을 섭렵하다가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를 만나면서 명상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설명이 쉽고 구체적인데다 ‘의자에서’, ‘가부좌하지 않아도’, ‘하루에 10분’ 등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유혹하고 있었다. 거기다 빌 게이츠의 추천사도 앤디 퍼디컴을 내 명상의 싸부로 맞아들이는 데 한 몫을 했다. 명상이 내 모닝 루틴의 첫걸음이 된 지 2년이 되어간다. 그것도 짬밥이라고 건방이 늘어 시간도 들쑥날쑥, 방식도 왔다갔다 요령을 부린다.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무슨 변화가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고 있다. 호흡에 집중하는데 어느 새 딴 생각이 끼어들어와 새끼를 치고 있다. 그런 현상은 누구나 겪는 일반적인 것이라 하지만 그 빈도가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곁에 스승이 있다면 죽비깨나 맞았을 것이고, 뇌파 검사를 한다면 형편없는 점수가 찍힐 것만 같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해볼 작정이다. 누워서도 걸으면서도 밥 먹으면서도 된다고 하니 조금씩 확장해볼 생각이다. 중간에 깨어 잠을 청할 때, 치과에서 입을 벌리고 속수무책 유린당할 때, 마음이 흔들리는 시간에 호흡에 집중해보고 있다. 틱 낫한의 다음 얘기가 영원한 초보일 것 같은 내게 길라잡이가 돼주고 있다. 동자승들이 놀다가 들어와 물을 찾았다. 이웃이 선물한 유기농 사과주스를 따라주었다. 맨 마지막 따이의 잔에는 건더기가 많이 들어갔다. 따이는 주스 대신 물을 마시고 나갔다. 한참 뒤에 또 물을 마시러 온 따이는 아까 먹지 않고 두고 간 주스 잔을 보았다. 그 사이 과즙이 가라앉아 주스가 맑아져 있었다. “주스가 왜 맑아졌지요?” “주스가 좌선을 했나 보구나.” “아, 이제 알았어요. 스님들도 맑아지려고 좌선을 하는 거군요!” 그렇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진도는 나가고 있는지 조바심하지 말기로 하자. 가만히 앉아있으면 그 시간만큼, 생각을 끊으려고 노력하면 그만큼 맑아지고 고요해지지 않겠는가. 그 고요, 그 맑음이 내가 감히 도달하고자 하는 세계가 아니던가.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 그냥 무소의 뿔처럼 무대포로 정진해보는 거다. 아침에 일어나 명상하고 저녁에 명상으로 잠을 부르자. 그러다 보면 숨을 헤아리다가 숨을 거두는 덤까지 챙길 수도 있으려나. 명상은 내 여생의 반려다. 명상은 노후의 평온을 담보하는 내 비장의 도구다. 그렇게 믿고 함께 가보려 한다.                        마음챙김(명상)의 이점 O 심리적 이점: 행복감 증가 -자비 증가  -삶의 만족도 증가  -관계의 질 개선  -업무 만족도 증가 -삶의 의미 증가  -스트레스 감소  -우울 감소  -불안감 감소 O 인지적 이점 -주의력 증가  -기억력 증가  -창의력 증가  -혁신력 증가 -딴생각 감소  - 문제해결력 증가  -성적 향상 O 신체적 이점 -면역기능 개선  -고혈압 개선  -만성통증 감소  -후성유전학적 조절력 강화 -콜레스테롤 수치 · 심장기능 · 혈압 등 심혈관 인자의 개선  -코르티솔 수치 감소 -수면의 질 향상   -뇌의 신경통합이 증가하여 최적의 기능 수행                                       샤우나 샤피로 <마음챙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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