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의 민주주의 김영국  (Homepage) 2019-05-16(목) 07:57:44, 2990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대통령의 말씀보다 기자 태도 문제로 떠들썩하다. 태도가 불손하다. 질문이 도발적이다. 인상이 나쁘다. 대통령의 말씀을 자주 끊어먹었다. 기자를 퇴출하라는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랐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대체 내가 어느 시대 어느 정부 시절에 살고 있는지 잠시 헷갈렸다. 얼마 전 내외신 기자회견이 있었다. 사전 각본도 사회자도 없이 진행된다고 자랑한 그 기자회견 말이다. 그때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한 기자가 질문을 하고 보충 질문을 한 일이 있었다. 대통령을 당황하게 했다.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한 한국국적 외신기자를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로 성토했다. 이 성토 주체들은 스스로를 민주화 세력이라 자부한다. 그들의 힘만으로 민주화가 이루어졌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나는 중산층을 양성한 산업화 세력이 민주화의 기초를 닦았다고 믿고 있다.) 그들이 피 흘리며 꿈꾼 민주국가가 이런 나라였던가. 기자가 ‘독재’라고 규정한 것이 아니고 야당의 주장을 인용한 것인데 그게 그리 불온한가. 대통령의 답변이 미흡하여 되 묻는 것이 기자의 자질을 문제 삼을 사안인가. 군주시대에도 ‘아니 되옵니다.’하고 대드는 신하가 있었고, 궁궐 앞에 도끼를 옆에 놓고 엎드려 항의하는 재야인사도 있지 않던가. 기자의 도발적인 질문은 오히려 반대세력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그럴 순발력이 없으면 괜히 폼 잡지 말고 시나리오 만들어놓고 하든지 아니면 청와대 대변인과 대담하든지 그러면 애먼 기자 욕 먹이지 않을 것이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기자가 대통령에게 소신껏 질문을 할 수 없다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야당 대표가 외신을 인용하여 ‘수석 대변인 운운’ 한 것을 국가 원수 모독죄 또는 ‘윤리위 회부’ 그것도 모자라 인터넷에서 벌떼처럼 일어나 규탄하는 나라, 툭하면 공무원들의 휴대폰을 거둬가서 검열하는 나라는 민주국가가 아니다. 모임에서 정치 얘기를 하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이 따위 글을 쓰면서 켕겨하는 시대는 그대들이 그렇게 폄훼하는 3공 5공 시대의 유물이 아닌가. 문비어천가만 난무하는 세상이 그대들의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의 기본 중의 기본은 삼권분립이라는 걸 초등 사회시간에 배웠다. 국회가 청와대의 시녀 노릇하고 사법부가 청와대 눈치 보는 나라는 민주 국가가 아니다. 우파 정권과 뭐가 달라졌는가.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 특정한 재판을 앞두고 청와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마음에 안 드는 선고를 하면 그 판사의 신상을 털어 적폐로 몰아가고 급기야 징계 대상이 되고 있다. 게다가 공수처라는 무시무시한 기관을 만들어 판검사를 제도적으로 장악하겠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이것이 그대들의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가 제대로 가동되려면 강력한 야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정부는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집권 2년 내내 반대쪽 인사들을 숙청하고 있다. 야당을 무력화시켜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세상을 만들 작정인 모양이다. 그 야당을 죽이려고 그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거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게임의 룰을 제1 야당을 배제하고 편법으로 바꾸는 나라가 민주국가일까. 그리고 그대들 패거리는 그 당을 해산시켜 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려 근 2백만 명이 몰려들었다.(촛불도 이들이 이 같은 목적으로 벌인 굿판이던가.) 반대하는 야당을 없애고 여당이 2중대 3중대만 거느리고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나라가 그대들이 쟁취했다는 민주주의인가. 민주국가에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 대상이 무엇이든 누구이든, 주인인 국민이 편안하게 다가가고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나라가 진정한 민주국가일 터이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 성역이 부쩍부쩍 늘고 있다. 지금 대통령이야 기자가 마음 놓고 질문도 못하는 존재가 되었고,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도 감히 언급을 못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적폐가 어찌 우파 정권에만 있었겠는가. 그 두 대통령이 북한에 갖다 준 돈이 지금의 핵과 미사일이 되었을 개연성이 충분한데도 누구도 말을 꺼내지 못한다. 이제 광주 5.18과 제주 4.3을 역사의 성역으로 만들 모양이다. 이게 민주국가인가. 아니 이게 나라인가. 얼마 전 김정은을 비방하는 대자보가 붙었는데 끝내 범인(?)을 찾아내어 입건했다. 이제 김씨 3대도 성역이 되려나. 민주시민의 첫 번째 자질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너그러움이다. 불편하고 짜증나도 그래야만 한다. 자기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자기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을 보는 족족 적폐, 꼴통, 친일, 기득권자, 반통일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사람은 민주시민의 자격이 없다. 그들이 판치는 세상은 민주 사회가 아니다. 독선과 민주주의는 공존할 수 없다. 그대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게. 지금 이 나라가 민주국가인가.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는가. 지금 이 나라가 박종철 이한열 등 민주 열사들이 꿈꾸던 나라인가. 그대들의 민주주의가 정녕 이런 것이었나.

최영도		`시집살이 독하게 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더 힘들게 고생시킨다`는 통계가 있다고 하더니, 요즘 이 분들이 하는 짓을 보면 자기들이 욕하고 맞서든 그 무리들과 크게 차별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걱정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런 양극의 무리들을 욕하면서도 선거 때만 되면 양극 중 반대편 진영이 싫어 중도를 선택하지 못하고 또 표는 양극 진영 사람들만 선택하게 되고....... 결국 이 땅의 민주주의는 국민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닌 현 모습 그대로란 생각을 갖게 되면서 정치집단에 대한 환멸이 저를 포함한 국민들에게로 돌아오며 자책하고 낙망하게 되는군요! 축구에서의 승패는 공격과 수비를 잘 연결해 주는 허리 역할자인 Linker들의 활약이 띄어나야 하고, 경제적으로 잘 사는 사회가 되려면 중산층이 많아 져야하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되려면 이념적으로 중도성향의 지도자들이 많이 나와야할텐데....... 수많은 정치적 제도와 만연된 편가르기 정치집단의 리더들 때문에 ..... 이념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세상이 고쳐질 희망이 안보여 갑갑합니다. 이런 세상 안보려고..... 그냥 산길만 걸어다니면서 개인적으로 행복하게 살다보니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교장선생님, 이런 글로써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2019-05-16 10:22:04
김영국		저는 개인적으로 안희정의 낙마가 안타깝습니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박정희도 김대중도 아우를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운이 있다면 통합의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이 나와야 할 텐데 지금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또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것 같습니다. 희희낙락 산 속의 나날을 보내시는 최샘이 정답인가 합니다. 존경합니다.	2019-05-16 19:51:45
김귀원		김영국교장선생님! 그간 안녕하신지요? 오랫만에 뵙겠습니다. 항상 세태를 살펴 정곡을 찌르는 통쾌한 일침들이 가슴을 후련하게 합니다. 세상살이에서 다름과 차이는 항상 존재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헤아려 이해하려는 마음과 그것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마음들이 부족하여 문제들이 생기는 것같습니다. 교장선생님! 좋은 글 많이 올려서 저와같은 무지한 인간들에게 일갈해주십시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2019-05-17 09:30:35
김영국		귀원샘 억수로 반갑습니다. 공감해주시니 또 억수로 고맙습니다. 늘 넉넉한 웃음 잃지 않으시는 선생님 사랑합니다^^	2019-05-17 19: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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