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뮤지션 이야기 김영국  (Homepage) 2019-01-04(금) 19:47:27, 2036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느닷없이 대한민국의 겨울을 달구었다. 영국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이야기인데 정작 영국보다 더 많은 관객이 열광했단다. 입소문으로 관객수가 역주행하며 내 귀에까지 들어와, 대체 뭔데 하는 심정으로 끝물에 극장을 찾았다. 밴드도 가수도 모르는 백지였는데 시작부터 빨려들더니 끝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엑스터시가 이런 건가 하는 상태가 되었다. 집 애들 중에는 손주 데리고 싱 어롱까지 네 번을 본 녀석도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언젠가 읽었던 두 뮤지션 이야기 생각났다. 두 사람은 몸담았던 밴드에서 어느 날 억울하게 축출당한다. 그런데 그 밴드가 승승장구한다. 그걸 지켜본 두 뮤지션의 회고 장면이 사뭇 딴판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키타리스트 데이브 머스테인 1983년 데이브 머스테인은 첫 음반 녹음 직전 황당하게 밴드에서 쫓겨났다. 충격과 배신감을 털고 새 밴드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멋지게 성공해서 저들을 후회하게 해주리라 절치부심한 끝에 3 년 뒤 첫 음반을 내어 50만 장을 발매하는 기염을 토한다. 그렇게 전설적인 헤비메탈 밴드 ‘메가데스’가 탄생한다. 세계 순회공연을 하며 음반 2500만 장 이상을 판매하여 머스테인은 헤비메탈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음악가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2003년 한 인터뷰에서 머스테인은 자신은 실패자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평생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았고 수십만의 열성 팬이 있는데다 백만장자의 거부였는데 말이다. 자기를 버린 밴드 ‘메탈리카’는 총 1억 8000만 장의 음반을 팔았고 그 배신자들이 자기보다 훨씬 더 유명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드러머  피트 베스트 1962년 잉글랜드 리버풀 출신의 신예 밴드 ‘비틀스’가 돌풍을 일으킨다. 존이 리드보컬과 작사 작곡, 동안의 폴이 낭만적인 베이스, 조지가 반항적인 리드 키타, 그리고 인물 좋은 피트 베스트가 드럼을 각각 맡았다. 그런데 여자들은 잘생긴 베스트에게 열광하고 잡지 표지에도 그가 유독 클로즈업되었다. 첫 음반 녹음 3일 전 세 멤버는 베스트의 매니저에게 해고를 통보한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비틀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로 등극한다. 베스트는 우울증에 빠져 폭음에 자살 기도까지 하다가 매스컴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 후 이렇다 할 후일담도 없고 열성적인 팬들도 사라지고 짜드라 큰돈도 모으지 못했다. 1994년 한 인터뷰에서 그는 평온한 얼굴로 그날을 회상하며 말했다. “내가 비틀스 멤버로 지냈다면 지금처럼 행복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는 사랑스런 가족, 안정적인 결혼생활, 그리고 단순 소박한 삶 등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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