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의 돈 거래 김영국  (Homepage) 2018-12-11(화) 19:21:41, 2681

가족 상담 전문가의 책을 읽다가 ‘남보다 못한 형제’라는 글을 만났다. 형제간의 돈 거래를  다루고 있었다. ㅇㅇ클럽 회원들에게 난상토론을 시켰더니 어느 주제보다 열기가 높았다고 한다. 보고 듣고 겪은 경험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은 ‘딱 한 번’, ‘상한 500만원’이었다. 돕기 시작하면 처음엔 고마워하다가 나중엔 당연하게 여기고 결국은 파국으로 끝나기 마련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내 고향 선배 얘기다.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못가고 적수공권으로 부산에 와 자동차 정비를 배웠다. 작은 폐차장의 폐차 버스에서 부부가 기거하는 걸 보았다. 그러다가 정비공장을 차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모친이 별세했을 때는 구청장, 국회의원 등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문상객으로 줄을 이었다. 어느 새 그 지역 유력인사가 되어있었다. 그 선배가 고향의 대소사에는 발을 끊은 지 오래다. 고향에 남아있는 동생의 몽니 때문이다. 형이 보이면 거나한 동생이 다가와 슬슬 부아를 돋운다. 무시하면 큰 소리로 흉을 보고, 옆에서 말리면 더 큰 소리로 욕을 해댄다. 몇 번 봉변을 당하고는 아예 고향에 가지를 않는다. 내가 알기로는 많이 도와주었다. 집과 텃밭을 동생 명의로 넘겨주었고 그 집이 농협 빚으로 넘어갈 때 대납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형에게 다른 일로 손을 벌렸을 때 들어주지 않자 틀어졌다고 했다. 지금은 남보다 못한 형제로 지내고 있다. 내 아내 친구의 얘기도 비슷하다. 친구의 남편은 그 지역에서 잘나가는 내과의사다. 선망의 대상인 그녀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친정동생이 애를 먹인단다. 처음에 안쓰러운 마음으로 알게 모르게 용돈을 쥐어주었다. 시간이 흐르자 사업 자금을 요구했다. 그 사업이 오래 가지 않았다. 나중엔 도박에도 손을 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와 행패를 부리거나 자해극을 벌이기도 했다. 남편 눈치 보랴 동생 달래랴 그녀는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아린 친정동생이 웬수가 되어버렸다. 남북의 거래가 심상치 않다. 통상적인 갑을 관계가 뒤집어져버렸다. 남쪽의 조명균과 북쪽의 리선권이 만나는 모습이 단적인 예다. 몇 살 연상이라는 조명균이 리선권 앞에서 안절부절못한다. 지갑을 들고 있는 이쪽이 칼날을 쥐고, 빈손의 저쪽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김정은 답방을 두고 안달복달하는 청와대의 모습도 민망하다. 산타 기다리는 알라 같다. 나라 체신머리가 말이 아니다. 시작부터 이 모양이니 앞으로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안 봐도 비디오다. 다음 선거를 의식하고 임기 내에 뭔가를 이루어보려는 속내를 저쪽에 다 드러내고 있다. 연애 초보는 마구 들이대다 망신당한다.. 외교도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한다. ‘속도와 거리의 조절’, 밀당의 기본이 아니던가. 선수가 그리도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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