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발치다 / 사사(師事)받다 김정식  (Homepage) 2015-07-03(금) 13:40:12, 7916

빗발치다   1994년 월드컵 축구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과 대결한 이라크가  끝나기 직전에 동점 골을 넣어 우리가 극적으로 본선에 나가게 되었다. 당시 상황을 보도한 모든 신문에서 이라크 팀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때 한결같이 ‘빗발치다’란 표현을 쓰고 있었다. <감사 전화가 29일 이른 아침부터 빗발> <주한 이라크 대사관에는 ‘댕큐’ 전화가 빗발치자, 잔칫집 같았다.> <이라크 축구팀의 분투에 감사하는 팩시밀리가 빗발쳤는데…>    그런데 ‘빗발치다’란 말은 비난이나 독촉이 성화같을 적에, ‘비난의 소리가 빗발치다.’, ‘빚 독촉이 빗발치다.’처럼 쓰는 말인데, 고마워 어쩔 줄을 모르는 전화가 쏟아진 것을 ‘빗발쳤다’고 표현했다.   언어의 관습으로 보아 좋잖은 일에 써 오던 말을 좋은 일에 쓴다면, 이는 언어의 사회성을 무시하는 결과가 된다.             사사(師事)받다 ⇒ 사사하다   “자네 딸이 성악가 OO에게서 사사받는다니 행운이로군.”, “나는 OO선생님에게 사사했다.” 등의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는 ‘사사(師事)’란 말을 레슨(lesson)쯤으로 잘못 알고 하는 말이다.   ‘사사(師事)’란 ‘스승으로 섬김.’ 또는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음.’의 뜻으로 제자가 자기를 낮추고 스승을 지극히 높이는 공경스러운 표현이다. 그러므로 앞의 말에서 ‘～에게서 ～받다’나 ‘～에게’는 잘못된 표현이다.   ‘사사(師事)’란 말을 쓸 때에는 ‘～을(를) 사사했다.’와 같이 목적격 조사 ‘～을(를)’을 써야 하고, 또 ‘사사’에는 ‘-하다’를 붙여야 한다.  그러니 ‘누구에게서 사사받다’나 ‘누구에게 사사했다’는 ‘누구를 사사하다.’, ‘누구를 스승으로 모시다(섬기다).’로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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