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스럽다 / 메마르다 김정식  (Homepage) 2015-03-05(목) 11:16:14, 8320

맛깔스럽다      우리말에는 명사류어(名詞類語)에 ‘그러한 성질이 있음’을 뜻하는 ‘-스럽다’가 붙어 형용사를 이루는 말이 약 300개 정도 된다.   ‘촌스럽다, 익살스럽다, 호사스럽다, 경사스럽다’처럼 옛날부터 써서 익은 말과, ‘억지스럽다, 신통스럽다, 재미스럽다, 인정스럽다, 정갈스럽다, 아양스럽다’ 등 귀에 익지 않은 표준말도 있다.   ‘맛이 입에 맞다, 음식 맛이 마음에 들다’를 뜻하는 ‘맛깔스럽다’도 ‘맛’에 접미사 ‘-깔’과 ‘-스럽다’가 결합된 말이다. ‘태(態)-깔’ ‘빛-깔’처럼 ‘-깔’이 붙어 만들어진 ‘맛깔’은 음식맛의 성질을 뜻하는 말이다.   이 ‘맛깔’에 ‘-스럽다’가 연결된 것이 ‘맛깔스럽다’이다. 같은 뜻의 말로 ‘맛깔지다’가 쓰이나, 이는 표준어가 아니다.           매마르다 ⇒ 메마르다   “잡초도 잘 자라지 않는 매마른 땅을 옥토로 바꾸었다.”, “너처럼 매마른 살갗은 화장에 신경 써야지.” 들에 쓰인 ‘매마른’은 ‘메마른’으로 고쳐 쓸 말이다.    ‘축축한 기가 없고 기름지지 아니하다, 또는 윤이 나지 않고 거칠고 보송보송하다.’란 뜻으로 쓰는 이 ‘메마르다’는, ‘차지지 않은’이란 뜻을 지닌 접두사 ‘메-’와 ‘물기가 날아가 없어지다, 또는 줄어들어 없어지다, 야위어지다.’의 뜻을 가진 ‘마르다’가 결합한 파생어다.    “메마른 강산에 비여 내리소서.”, “메마른 감정의 소유자가 눈물을 흘리다니!” 이로 보면 ‘매마르다’는 잘못 쓴 말임이 확실하다. ‘메’를 ‘매’로 발음하는 것은, 모음 조화를 이루어 발음하기 쉽다는 편리성은 있을지 몰라도, ‘가게’를 ‘가개’로 발음하는 것처럼 혼란을 가져온다.   또 접두사 ‘메-’는 ‘끈기가 많은’의 뜻을 지닌 ‘차-’와 대립을 이루어 말을 만들고 있으니, 메벼-찰벼, 메조-차조, 멥쌀-찹쌀, 메떡-찰떡, 메수수-찰수수, 메기장-찰기장, 메지다-차지다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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