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기 전에 정일근  (Homepage) 2013-03-22(금) 06:32:28, 3863

어둡기 전에 등불을 켜자 나의 형제여 오래지 않아 밤이 오고 어둠이 깊어지려니 그리운 그 나라로 가는 길이 어둠이 지워지기 전에 대청마루 환하게 등불을 켜자 그리하여 새록새록 잠드는 풀꽃들의 숨소리를 따라 청청 산맥들이 우렁우렁 잠드는 소리를 따라 어둠과 밤의 끝을 지나 새벽 나라로 가자 바람을 만나면 바람으로 흐르다 풀꽃 가득 맺혀 있는 고운 이슬의 눈동자에 숨어 새벽을 기다리자 물을 만나면 낮은 곳의 물소리로 흐르다 나무의 뿌리를 타고 솟구쳐 동녘 하늘 별로 떠오르자 저 어둠의 끝에 우리의 새벽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곳엔 이슬을 머금은 싱싱한 자유의 아침이 남북으로 힘차게 달려가는 한 몸의 젊은 조국이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찬란한 새벽 온몸으로 맞이하기 위하여 어둡기 전에 등불을 켜자 나의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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