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최영도  (Homepage) 2010-09-01(수) 18:20:07, 3476

오늘 우리 학교에서는 새 교장선생님 취임식이 있었다. 본래는 이ㆍ취임식을 갖기로 했는데 전근 가실 교장선생님께서 불편한 심기를 다스리지 못해 취임식만 개최하게 되었다. 일주일 전에는 미리 예약해 두었던 부장 교사들과의 저녁식사 자리도 취소해 버렸고, 닷새 전에는 학교운영위원님들과의 식사 약속도 파기해 버렸다. 그리고 오늘은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로 한 자리까지 거부해 버린 것이다. 약속을 어길 때마다 감기, 배탈, 저 쪽 학교 사정 등 이유 아닌 이유를 대셨지만, 실제로는 지금의 주례여고 보다 규모가 조금 작고, 지금보다 조금 더 변두리에 위치해 있는 학교로 전근 가시게 되었다는 것이 주 이유였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나이 육십이 넘은 분 중에서 이렇게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분이 나 말고 몇이나 될까? 내가 교장이 아니고 교사라면 요즘 학생들의 불량한 수업태도 때문에 전근 가게 될 새 학교 새 학생들의 수업태도에 대한 부담이 참 많을 텐데 요즘 교사임용고시가 그 옛날 고등고시 합격만큼 힘들다고 들었는데 작년, 부산교육청에서는 체육과 임용고시가 없어 체육교육을 전공한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임용고시에 응시하는 사태까지 발생되었는데 선생 되기도 힘든 세상에 나는 교장까지 되어 있는데 ................................................ 이런 생각을 조금 이라도 했다면 조금 멀리 떨어진 약간 작은 학교로 가시게 된 것 때문에 그렇게 억울해하고 그렇게 서운해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자기 자신 쪽으로만 향한 그 눈과 그 마음 때문에, 자신이 누리고 있는 사회적 혜택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들은 아닐까? 부끄러운 맘으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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