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최영도  (Homepage) 2010-08-09(월) 21:54:57, 3371

오늘 낮에, 제 폰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생소한 번호의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영도입니다.`라는 제 응답에 약간 머뭇거리는 듯한 느낌 이후에 작은 목소리로 `동여고 매점입니다.` 라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이구! 사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선생님, 다른 학교로 전근가셨다면서요. 예, 지난 3월에 주례여고로 전근왔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오게 되었군요. 그런데 왠 일이십니까? 다름이 아니고 우리 친척이 청도에서 복숭아 농사를 조금 짓는데 올 해는 농사가 잘 되었는 지 복숭을 좀 많이 보내왔네요. 그래서 주변 분들 중에서 고마운 분을 떠올려보니 체육선생님 생각이 나서 선생님께 좀 전해드리려고 학교에 여쭤보니 전근가시고 안계신다고 해서 이렇게 전화드렸습니다. 선생님 댁이 어디십니까? 지금 댁에 계십니까? 예, 집에 있습니다만 사장님을 위해 해 드린 일도 없는데 고맙다니 미안할 따름입니다. 죄송합니다만 그런 선물까지 받게되면 제가 너무 미안할 것 같은데요. .................... 얼마 후 집 근처까지 직접와 주신 사장님 내외 분으로부터 너무나도 먹음직스럽게 생긴 백도 두 상자와 쭈쭈바 한 상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선물을 건네주시는 사장님 내외 분이나 전해 받는 저나 거듭 몸을 숙여 인사를 나누면서 선물을 전해 받았습니다. 두 분이 저멀리 사라질 때까지 서서 바라보고 선물을 챙겨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분들께 이런 귀한 선물을 받을 일을 한 게 없는데 단지 한 게 있다면 이 분들께서는 힘들지만 참 아름답게 사시는 분들인데, 내가 이 분들을 위해 도와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아쉬운 마음만 늘 간직하고 있었을 뿐인데..... 아무 것도 해 드린 게 없는 저에게 선물을 전해 주시는 표정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저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해 주신 두 분을 생각하니 우리 주변에는 이런 아름다운 분들이 더 많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갖게됩니다. ******************************************************************************************************** 작년 인 것 같습니다. 자유게시판에 `우리 학교 청소부`란 제목으로 매점 사장님 남편 분에 관한 얘기를 잠시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푸른 글씨를 클릭하면 `우리 학교 청소부`란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최재성		감사합니다. 쩝!!! (아이스크림 좀 남겨 두셨습니꺼?)	2010-08-10 10: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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