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최영도  (Homepage) 2014-03-03(월) 17:49:15, 6518

오늘은 제 어릴 때 살던 동네를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길을 가는데 모르는 어르신께서 아는 척 하시길래 저도 형식적인 인사를 건네고 그냥 지나치려했습니다. 그런데 제 손을 들렁 잡으시고 반갑다며 웃어주셨습니다. 순간 당황하며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 이웃 동네에서 사진관을 운영하시던 분이셨습니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앨범을 제작하던 사진관이었고, 카메라가 귀하던 그 시절 일주일에 몇 번씩은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을 상대로 사진촬영 영업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생 때 간간이 길에서 몇 번 인사드렸던 기억 밖에 없는데.... “어르신, 어떻게 저를 알아보셨습니까?” “저 쪽에서 오는데 바로 알겠던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옛 앨범을 꺼내보았습니다. 1974년 10월 어느 날 학교 뒷산에서 있었던 백일장 행사 뒤 그 아저씨께서 찍어주셨던 빛바랜 사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40년 전 렌즈 건너편 피사체의 특징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는 이 분이 진정한 이 시대의 전문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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