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 7 최영도  (Homepage) 2014-03-12(수) 07:41:55, 6712

☞ `산애 산애 가는 길` 거제도 대금산(하단역-하단역) 교직을 그만두고 산길을 헤맨지 어느덧 2년 이제 고작 90여 곳의 산길밖에 소개하지 못했는데 벌써 직업병이 생겨버린 것 같다. 산길 답사를 위해 나선 길이 아닐 때는 아무 생각없이 그냥 길을 편하게 걸어도 될텐데 일상의 길에서 조차도 방향이 바뀌거나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무의식중에 자꾸 남에게 길을 설명하기 위한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길을 걷는 단순한 일을 하면서도 무상무념하지 못하는 나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마 길동무란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 것도 남에게 알리고 가르치는 일을 하던 교사라는 직업병의 후유증이 아니었을까?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산다는 게 이렇게도 힘든 일일까? 어차피 무엇으로 가득해야만 할 머리이고 마음이라면 차라리 욕심없는 길동무 생각이 괜찮은 일인 것 같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하다보면 길에 지치고 설명에 지쳐 그제서야 할 수 없이 무상무념해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정리안된 마음이지만 오늘도 길을 읽기 위해 일단 한 번 집을 나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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