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밥솥 최영도  (Homepage) 2012-11-30(금) 18:51:19, 4527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한 30여년 쯤 된 구식 압력밥솥이다. 성능 좋은 최신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지만 폐계백숙이나 폐계곰탕을 끓일 땐 언제나 이 밥솥만 사용한다. 밥솥의 성능에 따라 시간 조절을 달리해야하기 때문에 또 다른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이 솥만을 고집하는 것이다. 그런데 몇 달전 밀양에 놀러갔다가 압력조절용 추를 챙기지 못하고 왔다. 그동안 폐계가 먹고 싶어도 참다가 우리 아들 군대 입대 전에 폐계요리 한 번 해주려고 추를 구해 보기로 했다.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상표를 확인했다. 손잡이 플라스틱에 풍년이라 적혀있었다. `30여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 착한 회사라 벌써 망하고 없겠지?` 라고 생각하며, 풍년밥솥이라 쳐보니 홈페이지가 뜬다. 회사가 1954년에 설립되었다는데 홈페이지 주소도 세련되게 http://pn.co.kr 이다. 부산에 A/S 센터도 있다. 전화를 걸어보니 옛날 제품도 부품이 있긴 한데 압력 밥솥은 상태에 따라 무기처럼 위험할 수도 있으니, 밥솥 채로 갖고 오셔서 점검을 받아 보고 부품을 구입하시란다. 30여년이 지난 제품인데도 만사 OK랍니다. 참 착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도 망하지 않을 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해졌다고 생각하니 닭곰탕 맛이 다른 때보다 더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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