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 최영도  (Homepage) 2012-07-22(일) 07:07:54, 4986

-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 - 솥발산 산자락에 살면서부터 마당에 놓아둔 나무 책상에 앉아 詩를 쓴다, 공책 펼쳐 놓고 몽당연필로 시를 쓴다 옛 동료들이 직장에서 일할 시간 나는 산골 마당이 새 직장이고 시가 유일한 직업이다 월급도 나오지 않고 의료보험 혜택도 없지만 나는 이 직장이 天職인양 즐겁다 나의 새로운 직장동료들은 풀꽃과 바람과 구름, 내가 중얼거리는 시를 풀꽃이 키를 세우고 엿듣고 있다 점심시간,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바람이 공책을 몰래 넘기고 구름이 내 시를 다 읽고 달아난다 내일이면 그들은 더 멋진 시 보여주며 나... 약을 올릴 것이다 이 직장에서 꼴찌가 되지 않기 위해 나는 열심히 마당으로 출근한다 <정일근> **************************************************************** 새 직장에서 받은 새 명함입니다. 매일 아침 정일근 시인의 시를 되뇌며 산길로 출근하는 길동무가 되었습니다. 세상 일에는 돈 되는 일과 돈 안되는 일이 있습니다. 옛날, 우리나라에는 돈 안되는 일을 하던 선비가 있었고, 유대에는 랍비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선비는 돈이 안돼 사라져 버렸고, 유대의 랍비는 이웃들이 전해주는 십일조와 국가나 직장이 베풀어 주는 랍비 공무원 랍비직 회사원 등의 이름으로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선비가 없어진 우리 사회에는 선비 정신까지 사라져 버렸지만, 랍비가 살아있는 이스라엘에는 랍비 정신이 아직 살아있습니다. 세상 사는 일에는 조화가 필요합니다. 보수도 필요하고, 진보도 필요합니다. 돈 되는 일을 하는 사람과 돈 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 다 필요합니다. 그동안 참 하고 싶은 일이 길동무였습니다. 그런데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웃들이 전해주는 나눔의 십일조도 없고, 국가에서 내려주는 봉급도 없어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부터는 매달 25일 연금이란 이름으로 길동무 수당이 내려옵니다. 돈 안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베풀어 주시는 연금을 받으며 새 직장에서 꼴찌가 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산길로 출근합니다.

류정애		길 동무 최영도 샘.....지하고 직장이 같네요 ~ㅎ	2012-07-27 11:35:39
최영도		정애님, 같은 직장이라 웅촌 근처 산길을 걷게 되면 한 번 마주칠 수도 있겠군요! 그냥 마구 걷다 그런 날이 안오면 인위적으로 연락해서 은현리 그 시절 추억을 되새겨봅시다요!	2012-07-27 20: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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