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의 기적 최영도  (Homepage) 2011-08-21(일) 11:58:25, 3974

무상급식에 관한 8·24 주민투표일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이번 투표도 다른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운동단체나 투표 거부를 주도하는 단체 간에 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주민투표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여론이 별로 좋지 않은 점을 우려한 한나라당은 8월 16일자로 교회·성당·절 등 종교단체와 접촉해 투표 독려 운동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라고 당협위원장에게 지시한 사실이 밝혀지고, 또한 서울의 일부 대형교회들이 무상급식 반대 서명운동 때부터 주동자로 지목받았고,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원로목사는 주민투표 청구자인 복지포퓰리즘 추방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는 등 기독교계가 다른 종교단체들 보다 주민투표 참여운동에 적극성을 보이자 선관위에서는 8월 18일자로 모든 종교단체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그런데 왜 유독 이 땅의 대형교회들이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특별히 반대하는 것일까? 신구약 66권의 성서 중 예수님의 행적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는 성경이 4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다. 이 복음서에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들이 몇 편 소개되어 있지만 예수님께서는 병든 자나 굶주린 자 이외에는 최대한 기적을 행하지 않으셨다. 마태복음 4장에 나오는 마귀의 시험 장면에서 마귀는 ‘니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도 죽지 않는 기적을 행해보라.’고 자극했지만 그런 기적을 행하지 않으셨고, 병든 자나 굶주린 소외 계층들에게 봉사나 기적을 행하신 이후에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늘 말씀 하신 분이시다. 그런 그분도 배움을 갈망하는 무리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현장에서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남자들의 숫자만 오천에 이르는 사람들을 빈부에 따라 나누지 않으시고 모든 분들을 배불리 먹이신 ‘오병이어의 기적’을 대중들 앞에서 스스럼없이 행하신 것이다. 그리고 이 ‘오병이어의 기적’이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한 4복음서 네 곳에 다 기록된 유일한 행적이자 기적이신 것이다. 4복음서 모두에 기록된 유일한 ‘오병이어의 기적’이 곧 예수님의 행적 중에서 가장 소중한 사건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말이 아닐까? 예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그 시대의 기득 대형성전들은 예수의 ‘오병이어의 기적’을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인기영합주의라 비난하지 않았을까?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특별히 반대하는 오늘날 이 땅의 대형교회 목사님들은 예수를 대적하던 그 시대 기득권자였던 대형성전의 제사장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들도 반 예수 세력이란 것을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다니는 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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