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피스 최영도  (Homepage) 2011-08-03(수) 14:54:16, 4141

`깨어나 보니 유명해져있더라.`는 영국 시인 바이런의 말을 인용했던 복서 레온 스핑크스의 사진이다. 70년대 말 포먼를 누르고 다시 챔피언에 재 등극한 권투 영웅 무하마드 알리를 꺽고 하루 아침에 세계챔피언의 자리에 새롭게 등극했던 프로전적 7전의 무명 신인선수 레온 스핑크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앞니가 왜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래턱에 가해지는 상대 선수의 펀치 충격을 뇌에 적게 전달되게 하기 위해 생 이빨을 일부러 뽑고 그 자리를 고무로 채운 특수 마우스피스를 착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권투와 같은 격투기 경기 시 신체에 많은 급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아래턱(하악골)은 특별히 위험한 급소이다. 이곳을 가격당하게 되면 그 충격이 고스란히 뇌로 전달되어 순간적인 뇌진탕 현상으로 인해 기절해 버리게 되는 급소이다. 그래서 격투기 선수들은 치아 손상도 막아 주면서 충격도 흡수할 수 있는 완충기로 마우스피스를 꽉 깨물고 경기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마우스피스는 피비린 내 나는 치열한 싸움판에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대인 것이다. 아마츄어 경기에서는 헤드기어라는 완충기까지도 착용해야 출전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이런 완충기의 사용은 짧게 보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로 볼 수 있지만 길게 보면 그런 선수들을 보호하여 그 선수들이 마음 놓고 경기에 임함으로써 더 수준 높은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결국 관중들을 위한 장비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격투기 경기에서의 완충기인 마우스피스가 우리 사회에도 필요할 것 같다. 꼭 같은 버스를 두고 한 쪽에서는 `희망버스`라고 부르고, 또 한 켠에서는 `절망버스`라 부르며 사활을 걸고 싸움에 임하고 있다. 애들 밥 먹이는 꼭 같은 일을 두고 한 쪽에서는 `복지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 라 부르며 막아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빈부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무상 의무 교육도 시키고 있는 마당에 공부보다 중요한 먹고 사는 일에 빈부 격차에 따른 갈등을 겪게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펴며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무 급식을 실시해야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주민투표`라는 극약 처방전을 받아든 상태이다. 격투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신체에 많은 급소가 존재하듯 극과 극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곳곳에도 급소가 있을 법한데 마우스피스와 같은 완충지대는 없어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발표해 놓고, 뒤에서는 공권력을 투입하여 일방에게만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장하고 가진 자가 계속 이기는 제로섬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방치 내지 조장하는 것이 정치력 발휘일까? 노 - 사 - 정을 뛰어넘는 노 - 사 - 시(소비자단체를 필두로 하는 시민사회 단체) - 정을 구성하여 노사간의 급소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마우스피스를 깨물고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할 수 있는 완충지대를 제공하는 것이 정치력 발휘일까? 애들 밥 먹이는 작은 문제를 두고 사회주의국가와 복지국가를 착각하는 극단적인 주장들만 펴도록 방치하는 것이 정치력 발휘일까? 쓸데없는 예산만 낭비하는 제로섬게임 `주민투표`를 즐길 것이 아니라 무상 급식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만이라도 공부 가르치는 일에만 매달려도 바쁠 선생님들께 급식지원 신청서류를 작성 제출하게 하거나  학교 행정실에서 급식비를 취급하게 하지 말고 자동차를 가진 분들만 자동차 세를 내듯이 학생 자녀를 두신 분들 중에서 일정액 이상의 소득이 있거나 재산이 있는 분들만   당분간 급식교육세를 그 곳에 내면 어떨까? 이런 작은 일에도 조정과 완충의 마우스피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이런 무능한 정부를 국민을 섬기는 실용정부라 불러줘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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