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뻐 예 최영도  (Homepage) 2011-07-03(일) 17:01:51, 4065

예, 아니요, 지난주까지 부산 거리 곳곳에 걸려있던 티저광고 플래카드 사진이다. 무학소주에서 만든 ‘좋은데이’라는 저주도 술에 밀린 대선주조의 ·시원(C1)`이 시장 회복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하여 내놓은 새 저주도 술 ‘즐거워 예’를 선전하기 위한 티저광고로 밝혀졌고, 우리 지방에서 생산되는 우리 술을 선전하는 데 도움주기 위한 지역 언론사들의 배려 덕택인지 아니면 대선주조의 로비 덕택인지 사실 관계는 확인할 수 없지만 각 언론사에서 며칠 동안 계속 이 플래카드의 문제점을 지적해준 덕분으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광고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티저광고 이전인 지난 5월 2일부터 15일까지는 총 1억원의 시상금을 내걸고 새 저주도 술의 이름을 공모한다고 광고하여 모두 2만 1천881명이 응모한 작품 중에서 1차 후보로 초록갈매기, 시원블루, 순디, 순한걸, 가득담아 등 22개 이름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1차로 선정된 이들 22개의 새 이름 후보를 대상으로 일주일간의 온라인 인기투표에서 최고 득표작으로 ‘초록갈매기’가 선정되었고, 외부 전문가와 대선주조 내부 심사 점수와 네티즌 투표 결과를 합친 최종 이름으로 ‘시원블루’가 대상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5월 23일 각 언론을 통해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5월 25일에는 시원블루와 초록갈매기 응모자에 대한 시상식도 가졌다.   심사결과를 보고 상식 밖에 짓을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초록갈매기’란 상표는 2008년도에 벌써 ‘갈매기’란 상표를 가진 경쟁사 보해양조의 반대로 사용할 수 없을 확률이 매우 높은 명칭이라 위험 부담이 따르는 상표명이며, ‘시원블루’라는 명칭은 ‘좋은데이’에게 ‘시원’이 밀려 새 이름을 공모하고 있는 형편인데 `시원`이라는 그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즐거워 예’가 출시되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특허청에 상표명을 조회해보니 대선주조는 네티즌 투표 시작일인 5월 16일자(투표 종료일 22일)로 특허청에 벌써 ‘즐거워 예’라는 상표를 출원해 놓은 상태였다. ‘즐거워 예’ 라는 상표명은 진로의 저주도 술 ‘즐겨찾기’와 무학의 저주도 술 ‘좋은데이’의 이미지를 50%씩 빌려와 지은 이름같이 느껴진다. 그런데 22개의 네티즌 투표 후보 명칭에 들지못한 ‘즐거워 예’ 가 어떻게 네티즌 선거가 끝나기 일주일도 전에 벌써 상표출원 될 수 있었을까? 아마 새 이름을 공모하기 이전부터 좋은 이름이 없을 경우를 대비하여 내부적으로 준비해 두었던 자신들의 회심작일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새 이름으로 ‘즐거워 예’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으면 응모해 주세요! 없으면 이 이름 ‘즐거워 예’를 그대로 사용하겠습니다. 이렇게 진실하게 접근했더라면 더 좋은 선전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술 이름 문제에서까지 우리 사회의 도덕 불감증을 읽게 되는 것 같아 너무 씁쓸하다. `즐거워 예` 그래, 순진한 시민들을 우롱한 니는 즐겁나? 우롱당한 나는 기분 데기 나뻐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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