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장관님께 드린 글 2 최영도  (Homepage) 2011-05-09(월) 15:00:54, 3666

우리나라 초중등 학생들의 대부분은 본인의 희망과 관계없이 학교를 배정받고, 그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도 정부에서 지정해 준 교육과정의 큰 틀 속에서 공부하도록 짜져있습니다. 본인의 능력이나 개성에 맞는 맞춤식 교육이 아니라 대량생산을 위한 기성복 형태의 교육제도 속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도 국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정부의 지침대로 따르거나 국가가 제시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교라야 예산지원과 신입생모집 정원 조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학력을 인정받으려는 모든 학교는 정부의 통제 하에 놓여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사회주의식 교육제도 속에 갇혀 있는 오늘날 우리 학교들은 정부미만 취급하는 쌀집과 다름없는 형국입니다. 수요자들은 질 좋은 일반미 교육을 요구하고 있는데 모든 학교를 통제하고 있는 정부는 계속해서 정부미 교육만 고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투덜대며 억지로 정부미를 구입한 대부분의 손님들이 학교라는 쌀집이 장사를 마감하고 나면 학원이라는 다른 쌀집에 다시 들러 자기 입맛에 맞는 일반미나 찹쌀이나 현미 등의 교육을 따로 구입하여 자신의 삶을 디자인해가고 있습니다. 질 좋은 쌀을 학교라는 쌀집에서도 취급해 주기를 바라는 요구가 거세어 질 때마다 정부는 학교에 지침을 내려 보내 정부미에 대추나 밤도 몇 톨씩 서비스로 끼워 주도록 주문하고 있습니다. 질 좋은 쌀을 구해 와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일에만 매달려도 힘들 종업원들로 하여금 대추 구해오기, 밤 구해오기, 고구마 구해오기 등 본질에서 벗어난 온갖 잡무 성 프로젝트를 남발하다 보니 본래 취급하던 정부미의 질마저도 관리하기 힘들어져 일반미에 대한 요구가 더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장관님, 그 옛날 우리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채변검사도 하고 회충약도 먹여 주지 않았습니까? 그 시절에는 사회에 약국도 귀하고 병원이 없어 그런 일을 학교에서 담당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그런 일을 학교에서 담당하지 않아도 가정과 전문 의료 기관에서 담당함으로써 국민들의 위생건강 수준은 더 나아지지 않았습니까?   사회가 발달하면 할수록 학교는 교육과정 속의 교과목 중심 교육만 담당하여 그것만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공부 이외의 부수적인 기능들은 사회기관들이 담당할 수 있도록 때내어 줌으로써 학교는 학교의 본질인 학문을 정진하는 곳으로 자리 잡게 되고, 사회의 각 종  전문기관들은 전문기관대로 전문성을 신장시켜 나감으로써 보다 선진화된 사회를 이룰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요즘 우리 교육 현장은 어떻습니까? 선생님들이 교통정리도 해야 하고, 모든 학교 급식도 직영체제로 운영함으로써 밥도 먹여줘야 하고, 식대는 내고 밥을 먹는 지 도식은 하지 않는 지 지켜봐야 하고, 새치기 하지 않고 질서를 지키며 밥을 먹도록 지도도 해야 하고, 잔반도 적게 배출하도록 하는 지도도 해야 하고, 폭력 예방 교육도 실시해야 하고, 금주 금연지도도 해야 하고, 체벌이 없어진 후 더 버르장머리 없어진 애들에게 각종 예절교육도 해야 하고, 공중도덕도 가르쳐야 하고, 자살 방지 교육도 해야 하고, 독서교육도 해야 하고, 아무런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온갖 창의 체험할동(구, 특별활동) 시간도 더 많이 담당해야 하고, 창의 재량활동도 담당해야 하고, 교과부에서 주관하는 온갖 프로젝트에도 참여해야 하고, 교육의 본질과는 무관한 활동들의 실적이나 보고하는 쓸데없는 각 종 공문도 처리해야 하고 ............. 자기 전공 분야를 가르치는 전문가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들의 보모 내지는 보육교사로 전락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선생님들께서 자기 전공 수업보다 각종 잡무에 더 많은 정열을 소진하고 있는데 무슨 교육이 바로 될 리가 있겠습니까?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 속에는 국어, 문학, 수학, 과학, 기술 가정, 윤리, 사회, 법, 정치, 경제, 역사, 지리, 외국어,  철학, 음악, 미술, 체육....... 모든 학문과 예술과 건강하고 건전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온갖 지식과 지혜와 인간성 교육이 다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까? 학교 수업만 잘 가르치고 배우면 그것이 곧 전인교육이며 인간 교육인 것입니다. 선생님들께서 온갖 잡무에서 벗어나서 수업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 의존도를 높이게 만들 것이며 그것이 사교육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창일		최영도선생님의 글에 가슴이 후련합니다.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비겁함에 고개 숙여집니다.항상 교육사랑에 힘쓰시는 최영도선생님의 의지에 찬사를 보냅니다.	2011-05-09 16:27:50
연홍근		최선생님이 교단을 떠나려는 이유 - 학부모 입장에서 이런 주장을 펴면 혹시 한번쯤 귀 귀울여 들어나 보시려나? 싶어서 (교과부 장관님이 어느분이되시든지). 교사들의 주장은 절대로 들어주지 않으니까.////// 맞나? 맞제??? ^^	2011-05-11 09: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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