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장관님께 드린 글 1 최영도  (Homepage) 2011-05-04(수) 14:23:22, 3684

지난 4월 19일, 충남 공주에서 개최된 교육정책 교원 모니터단 출범식에 다녀왔다. 이 자리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님은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추진되는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학교현장에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로 구성된 교육정책 모니터단을 구성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회의에 참석하며 혹 교과부 장관님과 근거리에서 마주칠 기회가 있으면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평소의 생각을 몇 장의 문건으로 만들어 준비해 갔었는데 다행히 질문할 기회가 있어 준비해갔던 문건을 직접 건넬 수 있었다. 교과부 장관님, 정말 공교육 내실화를 원하신다면 `무 공문 자율학교`를 한 번 운영해 보시라고 건의 드립니다. 올 3월 1일부터 어제인 4월 18일까지 등교일 37일동안 우리 학교에 접수 처리된 공문이 2,783건이나 되었습니다. 매일 매일 하루 75건 이상의 공문이 학교 현장에서 처리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수업과 무관한 상명하달식 온갖 공문 처리로 인한 교사의 잡무 과중으로 교사가 수업에만 정진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그 부족한 부분을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사교육으로 채우고 다음날 지친 몸으로 등교하고 있으니 학교는 쉬러 오는 곳으로 전락한 지 제법 오래되었고, 학생들이 열심히 수업에 임하지 않으니 교사는 더욱 수업에 열의가 사라지게 되어 수업의 질은 더 떨어지고 학생들은 더욱 더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 처해 있는 선생님들을 도와주시겠다는 명분으로 각종 지침이 담긴 공문을 더 많이 내려 보내고 있으며, 학력신장이라는 미명하에 온갖 프로젝트를 남발하고, 각종 연수회를 마련하여 선생님들의 전문성을 신장시켜드리겠다는 지원 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런 지원활동들이 현장에서는 선생님들의 잡무만 더 증대시켜 수업의 질만 떨어뜨림으로써 사교육 의존도만 더 늘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진정 공교육의 내실화를 기하시려면 학원처럼 학교도 선생님들이 수업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모든 학교가 무 공문 자율학교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됩니다. 지역교육청 명칭을 교육지원청이라 바꾸지 않았습니까? 명칭만 바꾸면 뭐합니까? 명칭만 바꿀 게 아니라 마인드를 바꿔야합니다. 각 학교로 내려 보내던 공문을 없애서 각 학교에서 모든 선생님들이 열심히 수업에만 정진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셔야합니다. 수업에만 매진하던 선생님들이 교육지원청의 지원이 꼭 필요한 사안에 대하여만 상달식 공문을 지원청으로 보내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림직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학교를 일시에 이렇게 변화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시다면 각 시도에 1 ∼ 2 곳만이라도 상향식 공문전달제도를 실시하는 무 공문 자율시범학교를 운영하고 그 성과를 몇 년간 지켜볼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직능 부서는 모두 없애고, 수업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 과목별 교과학습부 제도만 존치시켜 수업에만 매진할 수 있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공교육 내실화의 핵심이라 건의 드린 것입니다. 만약 각 시도마다 한 두 개교의 이런 `무 공문 자율 시범학교` 운영도 힘든 사안이라면, 현재 각 학교 직능 부서마다 행정 보조요원을 1명씩 배치하여 교사가 각종 공문으로부터 해방되어 수업에만 전력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시기바랍니다. 그리고 교사나 교육행정직 공무원 채용 시 학교에 행정보조요원으로 근무한 경력을 한 3년 정도까지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여 고급인력 채용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박태암		상의하달식으로 높은 자리에 앉아서 공문만 하달하여 명령답변을 기일 안에 요구하는 고자세 실정모르는 답답한 저급공무원들이 교육계에 많이 존재하는 한 선생님들의 고충과 애로가 해소되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습니다. 섬김의 정신과 도움의 정신이 결여된 높은 자리의 님들께서 자리에서 내려와야 이런 문제들이 좀 더 빨리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잡무에 시달리게 하는 정책 대신에 하의상달 행정을 펼치면 참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만 아마도 그들에겐 꿈같은 소리로 들리겠지요?	2011-09-17 17: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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