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최영도  (Homepage) 2010-12-01(수) 11:17:20, 7279

매일 아침 교문을 들어설 때마다 교훈석 맞은편에 서있는 配慮라고 새겨진 표석을 보며, 漢子 아래 (배려)라고 한글 입겿(토, 吐)도 같이 달아주는 것이 나같이 한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진짜 배려일 텐데 라는 아쉬움을 혼잣말로 되뇌며 하루를 열게 된다. 그런데 얼마 전 무학산을 찾기 위해 마산에 들렀을 때 시내버스 창틀에 붙여진 배려석이라 적힌 안내문을 보게 되었다. 부산 시내버스와 지하철에는 노약자석이란 안내문을 부착해 두고 있는데 이 곳 마산 버스에는 배려석 이란 스티커가 붙어 있어 조금은 더 정겹게 와 닿았다. 옛날에는 특별히 노약자석이나 배려석 이란 좌석을 지정해 두지 않아도 모든 좌석이 당연히 나보다 불편한 분들을 위한 좌석이라 여기며 서로 맘 편히 여유롭게 살았었는데 언제부턴가 개인주의를 넘어선 이기주의가 판을 치면서 일부 좌석을 우선 지정 좌석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훈훈함 보다는 온갖 상황을 저울질하는 삭막한 사회의 한 단면을 서로가 인정하는 것 같은 비정함이 느껴져 차를 타고 가는 내내 마음이 편치 못하다. 부산에는 노약자석, 마산에는 배려석, 영어사전에서는 seat reserved for senior citizen(경로석), priority seat(노약자를 위한 우대석) 이런 단어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볼 때 오늘날 이런 삭막함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내 주변에 있는 이런 작은 모습에서부터 삭막함 보다는 훈훈함이 베어나는 그런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재울 수가 없어 몇 군데 내 생각을 전해 보기로 했다.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과 부산교통공사에는 지금과 같이 노약자석을 그대로 운영하되 버스의 경우는 한 회사당 한 대정도만 지하철의 경우는 한 대 중 한 량 정도만 지금과 다르게 모든 좌석에 배려석(considerate seat, 한국식 영어로 제가 만들어 본 단어)이란 연두색 스티커를 부착하여 모든 좌석을 옛날식으로 운영하는 배려 버스와 배려 칸을 운영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 배려 버스와 배려 지하철을 늘려가든지 아니면 지금처럼 운영하든지 한 번 시도해 보시라고 제안하였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의 사회적 확산을 위하여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는 옛날처럼 어르신들과 나보다 약한 이웃을 배려해주는 그런 훈훈한 사회 모습을 담은 공익광고 영상을 제작하여 방송해 주기를 제안하였습니다. 노약자석에 버젓이 앉아 졸고 있거나 창밖만 바라보는 청년이 없는 세상 노약자석이 아닌 일반좌석 앞에 서 있으면 젊은 분들이 부담을 느낄까봐 할 수없이 더 비좁은 노약자석 앞에 불편하게 서계시는 어르신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이런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닐 수 있는 그런 훈훈한 세상을 다시 한 번 만들어 보면 참 좋겠는데....... 정말 좋겠는데........

최영도		어제(11월 30일, 화) 위 내용을 부산교통공사(지하철), 한국방송광고공사,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 이렇게 세 곳의 `고객의소리`란에 위 내용을 건의문으로 작성하여 같은 내용을 제안하였드니 오늘 세 곳에서 모두 답변을 보내 오셨습니다. 답변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듯하여 이곳에 소개드려봅니다. 부산교통공사(지하철 운영)의 답변 최영도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인간존중, 시민사랑의 “Humetro”, 부산도시철도의 많은 이용과 관심에 감사드리며, 건의하신 사항에 대해 답변 드리겠습니다. 저희 부산도시철도는 부산을 대표하는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이용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100% 충족시켜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1석5조의 효과에 걸맞는 편리함과 차별화를 위해서 편의시설 확충과 함께 이용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산도시철도는 교통약자(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자 등)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 의거 객실당 약30%(1호선 16석, 2, 3호선 12석)의 좌석이 교통약자석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열차 혼잡시 고객이 많이 밀집하고 유동이 많은 객실중앙을 피해 객차의 양쪽에 앉기 편리한 4곳에 교통약자석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고객님 말씀과 같이 교통약자석이 있다는 이유로 일반좌석 양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퇴색되면서, 언제 어느 자리에서든 약자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미덕이 점점 사라지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희 공사에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2009년 3월부터 교통약자석 외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고객이 있을 경우 자리를 양보하는 배려석을 량당 4개소씩 지정하여 운영 중에 있으며, 배려석 안내표지 부착과 객실 안내방송 등을 통해 임산부와 영유아 동반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해 달라는 내용과 자리를 비워두는 아름다운 시민의식을 보여 줄 것을 홍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고객님 의견과 같이 1량 전체를 배려석으로 지정하여 배려의 문화 확산을 계몽하는 것 또한 좋은 의견이나 현재 시행중인 배려석의 운영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추가적인 운영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고객님의 적극적인 제안에 감사드리며 교통약자를 위한 배려의 문화가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도록 저희 공사에서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기타 전동차 운영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나 건의사항이 있을 경우 아래 담당자에게 전화 주시면 성심껏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담당자 : 운영본부 차량검수팀 황 현 규(051-640-7303) 한국방송광고협회의 답변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올려주신 사진과 글 잘 읽었습니다. 공익광고에 관심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글 올려주신 고객님 의견과 마찬가지로 대중교통 이용 시 노약자석 배려와 관련한 의견을 올려주셨는데요, 최근에 이 부분에 대해 국민여러분들께서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판단됩니다. 곧 방송될 공익광고 신규소재 '공공장소 매너'편에는 고객님께서 제안하신 노약자석 배려 문제는 담고 있지 않습니다만, 공공장소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매너를 지키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향후 공공매너 관련 공익광고를 다시 제작하게 된다면 고객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공익광고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의 답변 말씀하신 내용은 부산시 대중교통과로 건의 하시면 정확한 답변 얻으실수 있을것입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051-888-8084 부산시 홈페이지 http://www.busan.go.kr/ '열린시정' 메뉴 → '시민참여' 메뉴 → '부산시에 바란다' <세 곳의 답변을 비교해 보고 느낀점> 그동안 이런 종류의 제안을 여러 곳에 해보았는데 가장 공무원적인 답변이 이런 종류였습니다. 귀하의 제안을 무슨 기관으로 이관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상급기관일수록 이런 형태의 답변이 많았는데 아마 버스운송사업조합에 근무하시는 담당자와 최고 책임자가 가장 최근에 공직에서 은퇴하시고 이곳으로 낙하 투입되었거나 아니면 제법 높은 고위직 공무원으로 근무하셨던 분의 답변 같습니다.	2010-12-01 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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