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학교는 괜찮나요?...... 박종필  (Homepage) 2021-05-30(일) 10:15:31, 3565

COVID-19(이후 코로나로 표기함)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고 1년 6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현재 1억 4천명을 넘어섰으며,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는 약 14만명을 향해가고 있다(5월말 기준). 전염병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멀게는 중세시대 흑사병의 창궐로 유럽인구의 1/3이 사망하였으며, 최근엔 2000년대 후반 SARS, 신종플루, 2010년대 중반 메르스 등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 속에 항상 공존해 왔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도 머지않아 종결될 것이며, 또 다른 팬데믹이 어떻게 찾아오고 막아내게 될지 모를 일이다. 이제 이런 팬데믹의 극복 지표에 따라 국가의 수준을 평가하기에 이르렀다. 우리 대한민국은 초기에 확산방지를 위한 의료진과 국민들의 노력에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지만, 백신 개발 및 확보 등 근본적인 예방과 치료에는 낙제점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위기마다 잘 이겨왔던 우리 민족의 특성을 감안해 보면 앞으로 초스피드로 코로나 난관을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 믿는다. 코로나는 국가사회는 물론 개인 삶의 모든 영역을 바꾸고 있다. 교육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일반 사회 변화와는 달리 학교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학교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학교를 매일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교육을 할 수 없는 아픈 현실이 연속되어 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있다. 반면에 미래형 교육으로의 발전을 앞당기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코로나는 2020년 2월부터 학교에서의 모든 단체활동을 금지시켰다. 학급 단위를 벗어나 함께 하는 활동은 할 수 없었다. 겨울방학 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기대에 부풀었던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를 포기하는 아픔을 겪었다. 졸업식도 방송으로 진행해야 했고, 학부모들은 운동장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학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 속을 들어가게 되었다. 2020년 3월, 조마조마 하며 입학식과 개학을 준비했는데, 결국 학교에는 아이들이 올 수 없었다. 입학과 개학이 계속 연기되다가 4월 중순부터 고3, 중3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온라인 개학을 하였고, 5월 하순에야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할 수 있었다. 이후 지금까지 1/3, 2/3만 나오는 퐁당퐁당 등교를 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처음에 학교교육은 방향을 잃고 말았다. 우리 교육의 허술한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비대면 수업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 될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방황할 때 필자는 앞으로 등교가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수업에 대한 준비를 나름대로 해보자고 선생님들을 자극하고 준비해나갔다. 이후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온라인 수업 자료를 제공하고 시스템을 갖추었을 때 우리학교는 모든 선생님들이 빨리 적응하고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전면등교가 되지 않아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학습의 질 관리가 어려워졌고, 그 결과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아무리 잘 하더라도 학생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춘 대면수업만큼 잘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사교육이라도 받는 학생들은 그나마 학력을 유지하는 반면, 학교에만 의존하는 학생들은 기초학력이 떨어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듯이,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 수는 줄어들고 하위권 수는 대폭 늘어나고 있으며, 하향평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절박한 현실에 처해 있다. 안타까운 또 하나는 학교에서 길러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정서적 발달을 시킬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서로 얼굴을 보고 부대끼면서 원만한 관계 속에서 공유,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올바른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학교에 오더라도 서로의 얼굴을 모른 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마스크가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거리두기 때문에 함께 어울릴 수도 없으니 외톨이 신세나 다름없다. 그래도 학교에 나오는 것이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기에 전면등교 하게 되는 9월이 기대된다. 코로나는 이처럼 학교를 어둡게 만들었지만, 학교를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볼 수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도 에듀테크, 블렌디드 러닝, 스마트교육, AI(인공지능)교육 등 미래교육의 담론이 있었는데, 코로나가 이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전혀 무방비 상태였던 교실에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코로나가 미래교육을 향해 잘 나아가도록 하는 백신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 부산에는 대면수업과 온라인수업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블렌디드 교실이 만들어지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올해까지 완성되는데, 모든 교실에 전자칠판이나 빔프로젝트가 설치되어 블렌디드 러닝 수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대구에서는 200개 학교가 AI(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하고 있으며, 서울의 고등학교에서도 AI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AI 교육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 때문에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환경에 적합한 교육방법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고 주목받게 된 것이다. 앞으로 지식교육은 AI가 담당하고, 교사는 인성과 창의성 교육에 몰입하는 교육의 대전환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는 무엇보다 선생님들을 변하게 만들었다. 미래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하였고, 각종 매체들과 첨단기구를 다루는 능력을 길러주었다.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선생님들의 전문성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면서 블렌디드 러닝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인식은 모든 선생님들이 공유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수용하고 인식을 바꾸게 된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선생님들은 수업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생산형 교사, 만들어진 콘텐츠를 활용만 하는 관리형 교사로 나누어지는데, 갈수록 생산형 교사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아주 긍정적인 변화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코로나는 학교를 엄청나게 바꾸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는 괜찮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걱정마세요.” 우리 선생님들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변화에 적절히 잘 대처해 나갈 것이고, 새로운 미래형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현실에 잘 적응하며 실력을 쌓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학교가 책임지고 교육할 것이니 안심해도 좋다고 감히 자신한다. ☞ 박종필의 ‘코로나 시대, 학교는 괜찮나요?...’ 프레시안 기사 바로 가기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부산 교육현장
다음글 :	골디락스 교육은 불가능한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