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대북한전 최영도  (Homepage) 2008-06-22(일) 12:58:16, 2699

월드컵 3차예선 마지막 경기인 대북한전이 지금부터 7시간 뒤인 저녁 8시에 개최된다. 지난 2월 열린 동아시아대회와 3월의 1차전을 모두 비긴 가운데 오늘 세번째 맞대결을 펼치게 되었다. 두팀 모두 월드컵 최종예선 출전권은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승부보다는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 두 팀이 어떻게 임할 것인가에 따라 참 재미난 경기나 재미없는 경기가 될 수 있어 8시가 몹시 기다려진다. * 오늘 경기가 재미있는 경기가 될 가능성 1. 박지성, 조원희 등 스타급 선수의 부상에 의한 결장으로인해 몇몇 스타에 의존하는 개인 플레이가 아니라 전 선수들이 열심히 뛰며 빠른 패스를 주고 받는 조직플레이로 더욱 활기차고 재미있을 확율이 높다. 2. 최근 세 경기를 1주 단위로 치르며 3주동안 연속적으로 합숙을 하며 조직력훈련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선보일 확율이 높아졌다. 3. 중앙수비수로 전체 수비를 조율할 수 있고 잔발도 빠른 조병국이 부상에서 회복됨으로 인해 이번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면 수비에 대한 믿음이 생겨 우리 링크진의 2선 침투가 더 화끈해 질 수 있을 것이다. * 오늘 경기가 재미없는 경우가 될 가능성 1. 우리팀의 볼란치 조원희의 부상과 북한팀의 2선 침투맨 홍영조의 부상으로 두 선수가 모두 결장하게 되면 양팀 모두 중간과정(링크)를 거치지 않고 전방으로 롱패스만 질러 주는 단순한 경기가 될 확율이 높다. 두 팀이 팬들을 의식하는 경기가 될 것인가? 승부만을 의식하는 경기가 될 것인가? 에 따라 전혀 다른 축구로 나타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내가 만약 양팀의 감독이라면 나는 최종예선에서의 더 좋은 성적을 얻기위해 오늘의 작은 결과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구사하는 실험적 축구로 팬들에게 재미난 경기를 서비스하겠다. &&&&&&&&&&&&&&&&&&&&&&&&&&&&&&&&&&&&&&&&&&&&&&&&&&&&&&&&&&&&&& 경기가 끝났다. 막걸리를 한잔하며 경기를 관전하려고 두병을 사전에 준비해두었었는데 경기에 전념하다 보니 술마시는 것도 잊어버렸다. 한마디로 아쉬운 경기라기 보다는 안타까운 경기였다. 마술사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연을 펼치고 있는데 관객들이 그 마술사의 속임수를 미리 다 알면서 관전하고 있다면 그 분위기가 어떻게 될까? 무성의하게 근성으로 대충대충 한다면 욕이라도 실컷 퍼부을 텐데 너무나도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어 욕은 할 수 없고 박수를 보내긴 보내는데 감동이 전혀없다. 어제 축구가 딱 그런 상황 같았다. 양팀 다 수비보다 공격의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수비의 눈을 속이거나 아니면 저 뒤로 돌아 뛰는 사람이 보여도 바로 자기 근처에 있는 공격수를 먼저 막아야하기 때문데 저 뒤로 돌아 뛰는 상대 수비수가 보여도 바라보면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할 수가 없다. 모든 공격루트가 상대 수비수 눈에 읽히는 공격을 할 수 밖에 없다보니 손님 실수만 바라는 축구가 되고 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길은 두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선수를 교체하는 방법이다. 현재의 선수보다 개인 기량이 우수하여 상대 수비수 눈 앞에서 공격루트가 읽혀도 상대가 따라올 수 없는 스피드와 개인기술을 갖춘 선수로 교체하는 방법인데 그것은 단기적으로 불가능하다. 둘째는 히딩크에게 제공했듯이 1년 정도 종합적이고도 장기적인 조직훈련을 위한 시간을 할애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둘 다 문제가 있다. 첫째 길은 그런 자질을 갖춘 사람이 어린 시절부터 축구선수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라 단기적으로 실시가 불가능하고, 둘째 방법은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은 장기대책이 아니며 이번 한 대회를 위한 꽃꽂이 역활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이 끝나고 나면 다음 대회에 또 그런 방법을 동원해야하는데 이제는 프로팀들이 그런 희생을 2002년도와 같이 치루지 않으려할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방법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 만약 지금 상태로 최종 예선에 임했다가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되게 되었을 때 각종 언론에서 올바른 분석없이 허정무라는 국내 감독으로 인해 본선진출이 좌절되었다는 잘못된 분석으로 근본적인 치료없이 해외파 감독에게 다시 장기 훈련 기회만 제공하여 또 꽃꽂이 처방만 할 것이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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