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백과] 세계 최초의 상업용 증기선, 클러몬트 호 송성수  (Homepage) 2015-04-30(목) 11:03:24, 11910

제가 네이버 지식백과에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이란 코너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부로 6편의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수력 방적기, 코크스 제철법, 증기기관차, 공작기계, 매커덤 도로, 증기선 등이 그것인데, 아래에 <증기선>에 대한 글을 옮겨 봅니다. 참고로 네이버에서 "송성수"를 입력하신 후 지식백과 편을 보시면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 코너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 클릭하여 네이버에서 보기 ☞ `세계 최초의 상업용 증기선, 클러몬트 호` 클릭하여 네이버에서 보기 감사합니다. ----------------------------------------------------------------------------------------  세계 최초의 상업용 증기선, 클러몬트 호 증기선은 증기력으로 운행되는 배로 기선으로 불리기도 한다. 증기선은 증기를 공급하는 보일러, 증기를 활용하는 기관, 배의 추진 장치, 선체의 설계 등을 포함하는 복잡한 기술이다. 1780년대에 많은 기술자들은 증기선을 발명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증기선에 대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찼던 미국이었다. 증기선 개발을 위한 4파전 미국에서는 럼지(James Rumsey), 피치(John Pitch), 스티븐스(John Stevens), 풀턴(Robert Fulton) 등이 증기선에 도전했다. 럼지는 1784년과 1785년에 증기선에 대한 설계로 특허를 받았지만, 실제로 증기선을 만드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피치는 1785년에 증기선의 모형을 만든 후 1787년에 특허를 받았고 같은 해에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그는 델라웨어 강에서 증기선 운항을 시작했지만, 자본과 기술의 부족으로 1790년에 파산하고 말았다. 스티븐스는 1791년에 증기선에 대한 설계로 특허를 받은 후 그것의 상업적 활용을 모색하고 있었다. 결국 세계 최초로 상업용 증기선을 개발한 공로는 1807년에 증기선으로 허드슨 강을 정기적으로 운항했던 풀턴에게로 돌아갔다. 재봉사의 아들로 태어난 풀턴은 보석세공인 밑에서 도제 생활을 한 후 한 동안 화가로 일했다. 그는 23세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영국으로 건너갔고, 거기서 기계발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풀턴은 영국 최초로 내륙 운하를 건설했던 브리지워터 공작(Duke of Bridgewater)을 알게 되었으며, 그와 운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풀턴은 운하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는 1796년에 <운하 항해의 개선에 관한 논고>라는 책자로 발간되었다. 풀턴의 책자에 큰 관심을 보인 곳은 프랑스였다. 프랑스 정부는 풀턴을 초청하여 그가 제안한 운하 방식을 활용하려 했다. 풀턴은 1797년부터 파리에 머물면서 각종 기술적 문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였다. 자연스럽게 그는 나폴레옹도 알게 되었고 탁월한 사교술 덕분에 나폴레옹의 신임도 얻었다. 풀턴은 프랑스 정부에 잠수함을 제작할 것을 건의하였다. 잠수함이 영국 전투함의 선체 밑에서 서행하면서 폭탄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1800년에 그는 나폴레옹의 지원을 바탕으로 노틸러스(Nautilus)로 불린 원시적 형태의 잠수함을 제작하였다. 노틸러스 호는 3시간 동안 잠수하는 데 성공했으나 속도가 너무 느려 군용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노틸러스는 1954년에 세계 최초로 진수된 원자력 잠수함의 이름으로 채택된 바 있다. 증기선의 시대를 개막하다 때마침 풀턴은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로 있었던 리빙스턴(Robert Livingston)을 알게 되었다. 리빙스턴은 미국의 독립선언서 초안을 작성하는 데 참여했던 사람으로 프랑스로 가기 전에 뉴욕 시의 증기선 운항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고 있었다. 풀턴은 리빙스턴의 지원을 바탕으로 증기선에 대한 연구에 몰입했고, 1803년에 보나파르트(Bonaparte) 호로 명명된 증기선을 제작할 수 있었다. 그 배에는 8마력의 기관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선체 길이는 20m에 달했다. 풀턴은 자신의 증기선을 센 강에 띄웠지만, 선체가 너무 약해서 금방 부서지고 말았다. 풀턴은 1806년에 미국으로 돌아와 리빙스턴의 지원으로 계속해서 증기선을 연구했다. 당시에 리빙스턴은 1만 5천 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드디어 1807년 8월 11일에는 풀턴이 제작한 노스리버(North River) 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배의 길이는 43m였고 용적은 150톤에 달했다. 노스리버 호는 허드슨 강을 따라 뉴욕과 올바니를 왕복으로 운항하였다. 뉴욕에서 올바니까지 240km의 거리를 가는 데에는 32시간이 걸렸고, 다시 돌아오는 데에는 30시간이 걸렸다. 당시에 범선으로 같은 거리를 항해하는 데 4일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노스리버 호는 약 3배의 빠른 속도로 운항을 한 셈이었다. 이러한 노스리버 호의 운항은 “증기선의 시대”를 개막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통신원은 노스리버 호에 대한 인상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 괴상한 배는 놀랍게도 아주 빠른 속도로 우리 배에 다가왔다. 그 배는 굉장한 소음을 내면서 너무 가까이 다가왔다. 많은 사람들이 갑판 아래로 숨거나 물가로 뛰어들었다. 그러지 못한 사람들은 늠름하게 파도 위를 나아가며 타오르는 불꽃으로 길을 밝히는 무시무시한 괴물로부터 자신을 구해 달라고 기도할 뿐이었다.” 풀턴은 배가 정박할 수 있는 선창을 건설하고 배의 객실에 침대를 설치한 후, 1807년 9월부터 상업적인 운항을 시작하였다. 노스리버 호는 승객과 경량의 화물을 적재하고 뉴욕과 올바니 사이를 격주로 3회 동안 운항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1807년 말에 풀턴은 선체 중에 강도가 약한 부분을 보완했고, 외륜 주위에 방호장치를 설치했으며, 승객의 수용능력을 증가시켰다. 이런 식으로 새롭게 개선된 배는 클러몬트(Clermont) 호로 불리게 되었다. 대서양을 횡단한 증기선 1810년에는 풀턴의 배 3척이 허드슨 강과 래러턴 강에서 운항되고 있었다. 그의 증기선은 기존의 범선을 대체하여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를 성공적으로 횡단했다. 당시에 풀턴은 선미와 선수가 똑같은 형태를 가지도록 선박을 개선하여 회항(回航)을 위해 회전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이어 1811년에는 풀턴의 배가 피츠버그에서 건조되어 미시시피 강에 투입됨으로써 증기선 운항이 동부 연안을 넘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풀턴은 1812년에 세계 최초의 증기군함으로 평가되는 데몰로고스(Demologos)를 설계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스티븐스도 증기선 운항에 동참했다. 그의 증기선은 1809년에 델라웨어 강에서, 1813년에는 코네티컷 강에서 운항되었다. 1820년경에 되면 미국 동부 연안의 거의 모든 하천에서 증기선이 운항되었고, 오대호 지역과 서부의 강에서도 증기선이 자리를 잡았다. 이와 함께 1820년대에는 물갈퀴 모양의 추진기 대신에 프로펠러 모양의 스크루가 증기선의 동력장치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증기선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많은 기술자들은 증기선으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꿈을 가졌다. 그것은 1838년에 영국에서 만들어진 두 척의 증기선에 의해 실현되었다. 로버트 멘지 사(Robert Menzies & Sons)가 제작한 시리우스(Sirius) 호와 이점바드 킹덤 브루넬(Isambard Kingdom Brunel)이 설계한 그레이트 웨스턴(Great Western) 호가 그것이다. 이어 1845년에는 브루넬이 만든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 호가 대서양을 횡단했는데, 그 배는 철로 만들어진 선체에 스크루 프로펠러를 장착하고 있었다.   범선에서 증기선으로의 전환 범선에서 증기선으로의 전환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선주들은 “바람은 아무리 이용해도 무료인데, 무엇 때문에 추진력을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와 함께 그들은 화물을 적재해야 할 공간이 대형 엔진과 그것을 돌리기 위한 막대한 양의 석탄으로 대체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했다. 선원들은 다른 이유에서 증기선을 반기지 않았다. 범선에는 매우 다양한 형태가 있었으며, 선원들의 기량에 따라 그 성능이 좌우되었다. 사실상 선원들은 범선과 생사고락을 함께 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이에 반해 증기선은 기계에 의해 배의 성능이 미리 결정되었기 때문에 선원들은 증기선을 수용하는 데 상당한 거부감을 보였다.   그러나 증기선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범선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무풍지대로 들어가면 며칠씩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범선과 달리 증기선은 운항이 확실하게 보장되었다. 또한 증기선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지그재그로 움직이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곧바로 나아갈 수 있었다. 범선과 달리 상류를 거슬러 올라갈 때 원하는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증기선의 중요한 장점이었다. 결국 증기선이 개발된 지 100년이 지난 후에는 범선이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제국주의의 도구가 된 증기선 증기선이 서양인에게 편리한 교통수단이었다면, 동양인에게는 억압과 굴욕의 무기였다. 1840년에 시작된 아편전쟁을 위해 영국은 네 척의 네메시스(Nemesis) 호를 보냈다. 네메시스 호의 포탄 몇 방에 청나라의 정크선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한 척의 네메시스 호가 15척의 정크선을 제압한 일도 있었다. 영국의 전투 병력이 신속하게 중국의 내륙지방에 침투할 수 있었던 것도 양쯔 강 대운하를 타고 운항한 증기선 덕분이었다. 1853년에는 미국의 페리 함대가 일본을 위협했다. 검게 칠해진 선체에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흑선(黑船)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에 놀란 일본인들은 미국의 개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조선의 경우에도 1866년의 병인양요와 1871년의 신미양요를 통해 증기군함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당시에 흥선대원군의 지시로 세 척의 증기선에 대한 실험이 전개되었지만,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이 올챙이 시절을 모르는 개구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19세기 후반에 들어와 서양의 과학기술을 따라잡는 데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일본은 개항 10여 년 만에 증기선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은 1875년에 윤요 호를 강화도에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다. 일찍이 미국에 당한 방식 그대로 조선의 개항을 강요했던 것이다.   <참고문헌> 프레드 워쇼프스키(특허청 특허분쟁연구회 옮김), <특허전쟁> (세종서적, 1996). 마이클 에이더스(김동광 옮김), <기계, 인간의 척도가 되다> (산처럼, 2011). 루스 슈워츠 코완(김명진 옮김), <미국 기술의 사회사> (궁리, 2012). 대니얼 헤드릭(김우민 옮김), <과학기술과 제국주의> (모티브북, 2013). 송성수, <사람의 역사, 기술의 역사> (부산대학교출판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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