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시민과학>이란? 송성수  (Homepage) 2014-02-20(목) 14:24:42, 3347

시민과학센터(구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모임)은 1997년에 설립된 과학기술시민운동단체입니다. 여기서 <시민과학>이란 소식지를 발간하고 있는데, 제100호 발간 기념으로 써 본 글입니다. ------------------- 나에게 <시민과학>이란 두 달에 한번 꼴로 만나는 반가운 벗이다.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라고나 할까? 이 친구가 찾아오면 가방에 넣어 두었다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반갑게 읽는다. 매호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시민과학의 눈>은 편집위원님들의 내공 덕분에 가슴은 뜨거워지고 머리는 냉철해진다. 시민과학센터를 비롯한 관련 단체의 소식, 특정한 주제를 집중 분석하는 기획기사에서 서평, 영화평, 번역 등에 이르기까지 이 친구는 매우 다채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시민과학>이 이제 제100호를 눈앞에 두었다니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창간준비호가 1998년 10월에, 창간호가 1998년 11월에 발간된 후 제99호가 2013년 12월에 발간되었고, 2014년은 제100호로 시작하는 셈이다. 언제부터인가 월간에서 격월간으로 바뀌고 중간에 몇 번의 결호도 있었지만, 상업성도 없는 잡지가 100호까지 나온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시민과학>을 준비하시느라 개인적 생활을 희생하신 역대 편집위원님들께 머리를 숙인다. 내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근무할 당시에 <시민과학>을 보다가 옆에 있던 선배 연구원이 “과학” 앞에도 “시민”이라는 글자가 붙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합의회의니, 과학상점이니 등등을 핏대 세워 얘기했으나 상대방은 알쏭달쏭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 날 나는 비장의 카드로 어윈(Alan Irwin)의 <시민과학(Citizen Science)>이란 책을 보여 주었고, 그 때서야 선배 연구원은 “아～ 이런 게 있구나!”하고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참고로 어윈의 책은 현재 <시민과학>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김명진, 김병수, 김병윤 등 소위 3김 세력에 의해 우리말로 번역된 바 있다.   요즘에는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참여가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편이지만, 10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김환석 교수님이 <시민과학> 창간호에서 언급했듯이, 시민과 과학이 만나는 것은 마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었고, 시민과학이란 “뜨거운 아이스크림”이란 농담처럼 형용모순으로 보였던 것이 당시의 현실이었다. 요즘에는 시민과학이란 취지에 내 주위의 과학기술자들이나 학생들도 공감하는 것을 보면, 일종의 격세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도 이러한 변화에는 시민과학센터의 선도적인 활동이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   <시민과학>에서 가장 꾸준히 연재된 것은 김명진 선생의 영화평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장르를 섭렵할 수 있는지도 신기하지만, 영화를 보는 그의 시선도 보통 유별난 게 아니다. “영화로 보는 과학기술” 하면 과학적 개념을 문제 삼거나 철학적 해석을 곁들이는 게 다반사인데, 김명진 선생은 영화에서 역사와 사회 속의 과학기술을 읽어내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했다. 시민과학의 관점에서 과학기술영화를 되새겨본다고나 할까? 참고로 김명진 선생의 영화평은 최근에 <할리우드 사이언스>라는 요상한(?) 제목의 책으로 발간된 바 있다.     <시민과학>에는 영화평과 같이 재미있는 글도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글은 진지하고 묵직하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에는 <시민과학>이 일반 시민이 아니라 특수(?) 시민을 상대하는 잡지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는 <시민과학>이 지나치게 대중추수주의로 흘러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요즘에는 일반 대중이 과학기술을 접할 수 있는 매체도 얼마나 많은가? <시민과학>이 좀 더 대중적인 면모를 보이려고 노력은 해야겠지만, 그 동안 해 왔던 대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최영도		체육도 옛날에는 엘리트 선수중심 체육에서 대중들을 위한 생활체육으로 범위가 많이 넓어졌는데, 쉽게 접하다 보니 잘못된 상식도 일반화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리고 깊이있게 공부하지 않고 그냥 즐기기만 하려다 보니 수박 겉핥기 정도의 맛밖에 못느끼는 모습을 보게 되고, 속 맛을 얘기 해줘도 무슨 얘긴 지 알지 못할 것 같아 전문가인 해설자들도 겉 얘기만 전달하고....., 안타가울 때가 있답니다!	2014-02-20 16:37:17
송성수		선생님의 댓글을 보니, 전문가와 일반인의 간극을 메우는 일은 쉽지도 않고 세부적인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이 과학, 체육 등 모든 전문분야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4-02-24 15: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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