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주는 의사가 아닌 약을 떼는 의사 송길원  (Homepage) 2023-08-20(일) 19:38:49, 48320

장기려 박사님을 떠올릴 때면 늘 ‘단아함’ ‘단순한’을 떠올리게 된다. 이번에 장기려평전의 집필을 맡은 지강유철님이 에피소드 하나를 건네 주었다. “장박사님이 경찰서장 한 분을 진료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약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낫지를 않았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장박사님은 그 환자에게 이렇게 일러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선생님의 병은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약을 버리십시오.’ 이 일은 쉽게 잊혀졌고 장박사님이 어느 날 제주도에 출장을 가시게 된 날이었습니다. 장박사님이 제주에 오시는 것을 알고 공항 영접을 한 이는 그 경찰서장이었습니다. 그가 하는 말이 이랬습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대로 했더니 제 병이 완전히 깨끗해 졌습니다.’ 그 이후로 장박사님은 ‘약을 떼는 의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래서 단순성(單純性)이야말로 영성(靈性)의 기초라 하는 걸까? 나는 오늘도 내가 강사랍시고 내 말이 지나치게 군더더기가 많지는 않았는지 크게 반성 중이다. ‘Sanctus Simplica’(성스러운 단순)!! 장박사님의 단순함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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