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옳았다 송길원  (Homepage) 2023-08-12(토) 06:46:30, 45803

“그때에는 내가 성문 회관에 나가거나 광장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젊은이들은 나를 보고 비켜서고, 노인들은 일어나서 내게 인사하였건만.”(욥기 29:7-8) 욥의 회고다. 먼 옛날, ‘어르신’들이 오늘날의 ‘도서관’이었고 ‘구글’이고 ‘네이버’였다. “사람들은 기대를 가지고 내 말을 듣고, 내 의견을 들으려고 잠잠히 기다렸다. 내가 말을 마치면 다시 뒷말이 없고, 내 말은 그들 위에 이슬처럼 젖어들었다. 사람들은 내 말을 기다리기를 단비를 기다리듯 하고, 농부가 봄비를 기뻐하듯이 내 말을 받아들였다. 내가 미소를 지으면 그들은 새로운 확신을 얻고, 내가 웃는 얼굴을 하면 그들은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29:21~24) 성경은 이른다. “아이들아, 너희는 아버지의 훈계를 잘 듣고, 명철을 얻도록 귀를 기울여라.”(잠언 4:1) ※ 행복은 ‘강도(强度)’가 아니라 ‘빈도(頻度)’다. 나는 이 말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말로만 떠들었다. 그런데... 92세 할머니의 한 마디. “마지막에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인 줄 알았는데 자주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이었어.” 나는 온 몸을 떨며 그 지혜를 가슴에 새겼다. 92년의 시간을 바치고 나서야 얻은 경험이었으니 말이다. AI가 나타나 국립도서관 역할을 해 주어도 여전히 아버지는 아버지고 어머니는 어머니다. 오늘은 내 아버지의 92세 생신날, ‘에~ 또’로 시작되어 ‘마지막으로’와 ‘끝으로’로 이어질 그 지혜를 들으러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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