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태도에 송길원  (Homepage) 2019-05-14(화) 07:10:10, 10550

영어의 happiness는 happen에서 온 말로 ‘예상치 않는 시점에서 쏟아지는 신의 은총’이고 불어의 bonheur는 ‘bon’(좋은)과 ‘heur’(시간)이 합쳐진 단어다. 둘 다 ‘시간’과 ‘신’이 연관된 단어라 할 수 있다. 메이지 시대, 일본은 서양의 ‘happiness’나 ‘bonheur’를 번역하면서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해 일본어 ‘사치’에 해당하는 ‘幸’과 중국과 한국이 오랫동안 사용했던 ‘복’(福)을 묶어 ‘행복’이란 말을 급조해냈다고 한다. (사진은 남이섬의 강우현대표가 보내온 작품이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쓰는 행복의 어원이 되었다. 흥미 있는 것은 이 사치란 일본어가 경계를 나타내는 ‘사(さ)’와 영력을 의미하는 ‘치(ち)’가 합성된 말로 원래는 수렵에서의 풍부한 사냥감이 ‘사치’였다고도 한다. 따라서 자연의 정령들이 경계를 허물고 인간에게 뭔가를 쏟아 부어 주는 것을 ‘행’이라고 여겼던 것으로 동양은 시간보다는 공간 개념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행복’을 뜻하는 라틴어 ‘베아티투도’(beatitúdo)는 지복(至福), 진복(眞福), 영복(永福)에 가깝다. 영어의 happiness보다 ‘bliss’에 해당된다. ‘복되게 하다, 행복하게 하다’라는 의미의 ‘베오’라는 동사와 ‘태도나 자세, 마음가짐’을 의미하는 ‘아티투도’라는 명사의 합성어다. 따라서 ‘베아티투도’라는 말은 ‘태도나 마음가짐에 따라 복을 가져올 수 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행복, 이제는 공간적이거나 시간적이지 않은 태도와 선택으로 바꾸어 볼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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