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의 장례식을 보며 송길원  (Homepage) 2019-02-05(화) 08:41:59, 10463

나라마다 국화(national flower)가 있다. 영국은 장미, 프랑스는 백합, 우리는 무궁화 꽃이다. 일본은 벚꽃이다. 반면 황실의 꽃은 ‘국화(菊花)꽃’이다. 일본 황실 의전차량의 심벌은 벚꽃이 아닌 국화꽃이다. 일본해군 연합함대의 기함인 야마토의 선수에는 국화꽃 문양이 달려있다. 그 뿐이 아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대표하는 문양이 국화다. 그들은 벚꽃보다 국화꽃을 더 좋아한다. 아니 숭상한다. 장례식장에서의 국화꽃 장식은 정확하게 일본문화가 수입된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결국 우리의 죽음을 일본 황실에 갖다 바치는 꼴이라고. 일리 있다. 장례식에는 일제의 잔재가 상당부분 스며있다. 완장이 그렇다. 삼베수의나 삼일장도 마찬가지다. 1934년 11월 10일 조선총독부의 ‘의례준칙’이 출발점이다. 관혼상제(冠婚喪祭)로 대표하는 우리 전통의례(儀禮)는 일제가 훼손한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나는 이번에 김복동할머니의 장례식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대부분 ‘일본 위안군 피해자’라고 부른다. 피해자라 하니까 보상논쟁이 끝없다. 피해자의 컨셉보다는 ‘여성인권운동가’라 해야 옳다. 그래야 노벨상도 엿볼 수 있다. 피해자에게 누가 노벨상을 주는가? 일언하고 할머니를 굳이 ‘일본 위안군 피해자’로 여긴다면 더더욱 국화꽃 장식은 아니다. 김할머니를 위로하고 싶다면 무궁화 꽃 장식이 어울리지 않았을까? 장례속국에서 벗어나 언제 우리는 장례의 독립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머잖아 3.1절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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