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어야 좋은... 송길원  (Homepage) 2019-01-09(수) 07:58:49, 10465

창세기의 창조기사에는 매일의 창조가 끝날 때마다 “보시기에 좋았더라’‘가 연발되죠. 그러다가 사람을 짓고 난 다음 “심히 좋았더라”고 사뭇 다른 표현이 있지요. 여기에 궁금증을 가져보았습니다. 만물의 창조보다 인간의 창조가 아름다워서인 것인지 아니면 결론적인 이야기인지... 그래서 히브리어 전공인 권성달교수에게 물었죠. 이런 답이 왔네요. 창1:31의 “심히 좋았더라”가 1) 인간 창조에만 걸리는지 2) 모든 창조물에 걸리는지가 질문이었는데요. 한 가지 더 3) 여섯째 날에 걸리는지 까지 살펴보았습니다. 1. “심히 좋았더라”의 목적어는 “그가 만드신 모든 것” 2. “그가 만드신 모든 것”이 사람에게만 해당되는지, 사람과 짐승인지, 아니면 6일 동안 만드신 모든 것인지를 보아야 함 3. 6일 모두에 걸리는 것은 가능성이 없음(짐승 창조 후에 좋았더라는 말이 있기 때문) 4. “모든”이라는 단어가 “남자와 여자”에 걸릴 수 있는지 – ‘모든’이라는 단어의 용례와 사람을 뜻하는 "아담"이라는 명사를 볼 때 가능성이 희박 5. 그 전까지 ‘좋았더라’라는 말과는 달리 이곳의 “심히 좋았더라”는 말 앞에는 감탄사 격인 “히네”(자, 보아라)가 있음. 결론 - 창1:31의 “심히 좋았더라”는 6일 동안 하나님께서 만드신 모든 것에 해당됨. 성경 전체에 “심히 좋았더라”는 표현이 이곳에 유일하게 나오는데 “사람”에게만 걸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조사해 보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신 최초로 “좋지 않다”는 표현은 2:18에 사람이 “혼자 있는 것”입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해 인간은 특별하게 심히 좋았더라고 붙여지길 은근히 기대했죠. 그런데 제 기대는 허물었졌고요. 그리고 다음 대목을 읽으며 회개했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 보니 “심히 좋았더라”가 사람에게만 걸리지 않는 것이 의미가 있군요. 다른 만물들은 주인공인 사람을 위해 그 자체로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고 사람은 다스림과 정복할 대상인 만물/자연과 함께 존재할 때 엄청난 가치가 나타나는 것이네요. 남자 혼자만 있는 것도, 만물 없이 인간만 있는 것도 좋을 수가 없는 상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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