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의 꿈 나동수  (Homepage) 2022-02-11(금) 10:29:18, 2784

[들풀의 꿈] 들녘엔 언제나 바람이 불고 들풀은 언제나 바람에 흔들리며 산다. 세상에 바람이 불지 않는 들판은 없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더 이상 들풀이 아니다. 바람을 맞고 바람을 견디는 것은 들풀의 숙명인 것이다. 들판에는 바람을 막아줄 큰 바위나 나무도 없어 바람이 그대로 불어 닥치고, 태풍 같은 바람은 들판을 더 세게 몰아치니 들풀은 그 모든 바람을 맨몸으로 받아넘기며 바람을 견디어 내는 법과 바람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까지 터득한다. 그토록 오랜 세월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왔기에 들풀의 뿌리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튼튼하고 깊어 바람에 쉽게 뽑히지 않고, 들풀의 줄기는 어떤 바람이 닥쳐도 부러지지 않는 유연하면서도 끈질긴 힘을 내포하게 되었으니 세찬 바람을 넘겨 흘리면서 가끔 풀피리를 불기도 한다. 또한 들판엔 바람막이가 없어 바람이 더 세차게 부는 대신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고 공기가 더 맑아 별은 더 밝게 비치고 한 줄기 별빛도 더 큰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니, 들판엔 언제나 바람 가득 찬 풍선처럼 희망이 가득하다. 비록 지금은 찬바람에 이슬이 맺히고 한파에 서리가 맺히겠지만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별과 함께 꿈을 꾸면, 서리가 녹은 이슬방울에 햇빛 찰랑이는 날 아련한 바람결에 멀리서 봄이 오는 소리를 제일 먼저 듣게 될 것이다. -나동수- ☞ `시인천국스토리채널` 바로 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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