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낭송을 연습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목소리였습니다.
왜냐하면 처음 제 시를 낭송하여 녹음한 것을 들어보니 목소리가 영 이상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전화목소리가 다르고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들어봐도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최초 제 시낭송을 녹음해 들어보니 목소리가 그리 듣기 좋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찾던 중, 유튜브를 통해 복식호흡과 발성법을 배우고 산에 가서 시를 암송하면서 낭송을 연습하였습니다.
처음엔 이왕 하는 것이니 서편제 영화 주인공처럼 득음을 해 보자는 마음도 먹었지만 코로나 눈치에 조금 자제하면서 아침등산길이나 주말을 이용해 산에서 몇 시간씩 낭송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목소리가 듣기 좋아진 것 같아 계속 녹음을 해서 유튜브에 시낭송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낭송도 시의 내용에 따라 애절하게 하거나 낭창하게 하는 등 목소리의 종류를 달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제가 아직 목소리 입문 초보라서 그런지 가끔은 평소 배를 통해 울리는 목소리보다 과음한 다음날 아침에 나는 중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더 좋게 들릴 때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목소리 좋은 가수의 노래보다 허스키한 창법의 노래가 더 가슴을 파고드는 것과 비슷한 경험 같은 것이었지요. 그래서 나름대로 그 이유를 연구하였는데 일천한 지식으로 내린 결론은 알코올로 인한 탈수현상이 성대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쨋든 저는 요즘 술 먹은 다음날 좀 피곤해도 조용한 아침 일찍부터 혼자 방안에서 시낭송을 하여 녹음을 하곤 하는데, 요즘은 예전처럼 술도 그렇게 많이 먹지 않다보니 그런 목소리가 잘 안 나와 가끔 과음할 만한 자리를 일부러 찾기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술 마시는 핑계를 너무 거창하게 붙인 것인지 아니면 너무 무지한 것인지 모르지만, 오늘도 수리수리마수리를 되뇌이며 술을 마시고 있을지 모를 저를 봐서라도 오늘은 영상만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0-12-21(월) 09: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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