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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그리움을 가둔다
2013-09-17(화) 10:13:53, 109263
명절만 다가오면 먼저 명치끝이 아프다. 가솔을 이끄는 가장이 되고난 이후 더욱 그러하다. 살아간다는 것보다 살아낸다는 표현이 더 딱 맞아 떨어지는 요즘이라 그런가보다.

나에게 있어 명절은 딱히 확대 재생산되는 아름다운 추억이 별로 없다. 누구나 겪었을 고난의 연대나 가난의 지긋지긋함이 수식어로 따라붙을 뿐이다.

난 도회에서 자라 농촌의 풍광이나 초가집 등 요즘으로 말하자면 그리움의 대명사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회에서의 어릴 적 삶은 저자거리에서 시작돼 결혼을 하고서야 막을 내린다.

6남 1녀를 키우시던 어머니 손은 물기가 마를 날이 없었다. 좌판을 벌여놓고 골목시장이라 불리는 난전에서 손님들을 기다리던 그 아픈 밥벌이는 지금 생각해도 눈가가 붉어진다.

이미 십여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추석 보름달처럼 얼굴이 선명하다.

한해 추석날이었다. 아마 중학교 일 학년쯤이었나 보다. 기억은 선명한데 이야기는 흐릿하다.

당시 명절 선물로 설탕이 아주 인기가 있었는데 그 것도 흑설탕은 대단한 인기상품이었다. 아마 친척집에 이것을 배달하라고 나에게 심부름을 시킨 셈인데 이걸 손에 들고 가다가 떨어트려 봉지가 찢어져 버렸다. 당시 포장지는 흔히 말하는 ‘돌가리 조우’라 불리는 종이 포장지였다. 쉽게 파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둑어둑해져 오는 저녁 무렵 흑설탕이 길거리에 쫘악~ 흩어졌다. 가슴이 콩닥콩닥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 길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도 선물의 귀중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배달사고로 인해 받게 될 꾸지람에 걱정이 산더미처럼 밀려왔다.

수중에 돈이 있을 리 만무하고 땅바닥에 떨어진 설탕을 다시 주워 담아 전달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망연자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에다 오가는 사람들의 나를 향한 눈초리는 더없이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한다 말인가? 곤란한 처지를 당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가는 것을….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찢어지고 전달하지 못하게 될 나의 상심처럼 된 설탕봉지를 들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찰나, 누가 나를 부른다.

“아이야, 잠시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저씨가 나를 불러 세운다.

“선물 심부름 가는 기가? 우짜노? 엄마에게 혼나겠네. 이리와 봐”

눈물 그렁그렁한 나의 손을 잡고 아저씨는 가게에서 나 에게 똑같은 흑설탕 선물세트를 사서 손에 쥐어준다.

“추석 선물이다. 걱정 말고 어서 가”

내 손에 쥐어졌던 찢어진 설탕봉지는 자신이 거두고 나의 등을 떠민다.

난, 추석 밑이 되면 항상 이 장면이 떠오른다. 요즘 말로 치면 생면부지의 남에게 선행을 베푼 셈인데 난 평생 그것이 빚이 되고 말았다.

나의 곤란한 상황을 해결해준 그 분의 얼굴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만 이 장면이 오버 랩 될 때마다 한 가지 다짐을 하곤 한다. ‘누구를 돕는다는 것은 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상대가 더 빛나야한다’는 것을.

모두 고향 집에 당도했을 것이다.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울 것이고 한 가지씩 추억을 더듬을 것이다.

사람들의 기억은 언제나 추억에 기댄다. 삶의 자양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살아가는 것이 힘들수록 그 시절에 닿아있다.

결코 도피는 아니지만 어머님의 품처럼 편안하기에 말이다. 반듯하고 세련된 옛날은 아니지만 오늘의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그 시절은 다시는 수리할 수 없고 돌아갈 수도 없는 곳이지만 그래서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글 끝에 시 한 편 올려둔다.

옛집은 누구에게나 다 있네/ 잊지 않으면 그 곳으로 향하는 비포장 길이라도 남아있네/ 팽나무가 멀리까지 마중 나오고, 코스모스가 양옆으로 길게 도열해 있는 길/ 그 길에는 다리, 개울, 언덕, 앵두나무 등이 연결돼 있어서/ 길을 잡아당기면 고구마줄기처럼 이것들이 줄줄이 매달려 나오네.(김영남 ‘그리운 옛집’중 일부분)

모두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았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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