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토미 히데요리 김영국  (Homepage) 2018-07-18(수) 19:12:04, 2418

토요토미 히데요리(豊臣秀賴)는 우리 민족 불공대천지수(不共戴天之讎)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풍신수길)의 아들이다. 요즘 웬일로 이 자의 최후가 떠오른다. 찜찜하다. 히데요리는 1593년 히데요시 57세 때 태어난다. 조선에 지은 죗값인지 히데요시는 여섯 살 늦둥이 외동 히데요리를 두고 죽는다. 파란만장한 섭정의 기간을 거쳐 히데요리는 성인이 된다. 히데요시의 휘하였던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30만의 대군을 이끌고 오사카성으로 침공해온다. 히데요리는 10만으로 대적했다. 예상을 깨고 이에야스가 고전을 한다. 히데요시가 생전에 구축해놓은 성은 바다와 강을 낀 천연 요새인데다 깊고 넓은 해자(수로)를 이중으로 만들어 놓은 철옹성이었다. 해자를 건너보지도 못한 채 피해만 늘어나고 병사들이 지쳐갈 무렵 이에야스가 휴전을 제의한다. 오랜 전투에 신물이 난 히데요리도 이를 수용하고 둘은 화친을 약속한다. 그 자리에서 이에야스가 제안한다. “우리 서로 믿기로 했으니 해자를 메워서 백성들에게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자. 해자는 우리가 메워주겠다.” 한껏 고무된 히데요리가 흔쾌히 받아들이고 해자는 즉각 메워졌다. 몇 달 후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이에야스는 다시 군사를 끌고 나타난다. 해자가 없는 오사카성은 이빨 빠진 호랑이였다. 힘도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자 히데요리와 그 모친은 자결한다. 이에야스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의 피붙이는 모조리 죽인다.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토요토미 가문은 그렇게 멸문을 당했다. 그때 히데요리 나이 스물두 살이었다. 화친 조약 일방 파기와 가혹 행위에 대한 여론을 걱정하자 이에야스는 코웃음 치며 응수했다. “적장의 말을 믿는 바보는 죽어 마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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