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바라보며 김영국  (Homepage) 2016-12-05(월) 06:52:12, 3066

폐쇄적 자기 강화 나는 박근혜를 찍고 박근혜 시대를 기대한 사람이다. 그러나 첫 대변인과 총리 지명을 보고 실망한 이래, 인사가 있을 때마다 기대치를 낮추어야 했다. 특유의 뚝심으로 소신을 펼치는가 했는데, 세월호 국회선진화법 등에 발목이 잡혀 허우적거리기만 해 안타까웠다. 기대를 거두어가는 중에 20대 총선을 보며 절망했다. 그리고 최순실 사태가 터졌다. 참담했다. 외고 패고 박근헤를 지지한 나로서는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그런데 사태는 일파만파였다. 촛불이 나라를 뒤덮고 하야를 외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온 언론이 앞다투어 가십거리도 안 되는 뉴스를 내보내며 국민을 선동했다. 이건 아니다. 다들 미쳐가는구나. 무장해제된 대통령을 너도 나도 동네 개 패듯 두들기고 있다. 박근혜가 불쌍하다. 박근혜가 억울하다. 박근혜에 대한 감정이 실망에서 연민으로 바뀌고 나니 내 머릿속은 그를 옹호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내비칠 수조차 없었다. 아내조차 듣기를 거부했다. 그럴수록 내 생각에 반하는 기사나 말에는 눈과 귀를 막고 반박 거리를 찾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폐쇄적이었던가. 보수이긴 해도 열려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에는 자기 강화 메카니즘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어갔다.(돌을 던지더라도 작은 돌로 살살 던져주세용^^) 무슨 죄? 무엇보다 최순실이라는 인간을 옆에 둔 죄가 가장 크다. 그분에게는 속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다. 학교 친구가 없고 직장 친구도 없다. 배우자도 없고 부모도 없다. 평생 친구가 될 수 있는 형제자매마저 다 아는 대로다. 게다가 그분에게는 배신 트라우마가 있다. 그런 그분에게 최순실은 그나마 가장 편안한 배우자이고 형제자매이고 친구인 셈이었다. 그 친구에게 의지하고 그 친구를 믿은 것이 화근이었다. 친구에게 사기 당하고, 착한 여자가 나쁜 남자 만나 신세 조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렇다고 그런 선택을 한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욕하진 않는다. 모자란 사람이라고 끌끌 혀만 찬다. 적어도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 최순실이 공식직함도 없이 천지분간 없이 설쳐댔다. 아닌 게 아니라 구석구석 참 많이도 헤집고 돌아다녔다. 온 언론이 매일 특종이라며 단독이라며 보도한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끝이 없다. 그걸 손놓고 방관한 대통령의 죄가 크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정권마다 있었다. 전두환의 아우 전경환, 노태우의 인척 떠오르는 태양 박철언, 김영삼의 아들 소통령 김현철, 김대중의 아들 홍삼트리오, 노무현의 친형 노건평, K여사 그리고 임명직은 안 맡겠다고 선언한 고매한 인간들, 이명박의 친형 이상득....... 최순실의 죄가 이분들보다 더 크다면 최순실은 여자인데다 인물도 학벌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분들에 비하면 너무도 째째한 일들을 저질렀다는 것이다.(거지는 재벌을 질투하지 않고 자기보다 좋은 목을 잡은 동료 거지를 미워한다고 한다.) 재단을 만든 것이 큰 죄란다. 그 기금을 최순실과 공모하여 재벌들을 협박해서 모았다는 것이다. 그 재단은 공익재단이다. 노무현도 이명박도 재단을 만들었다. 규모도 열 배 이상으로 컸다. 기금은 역시 재벌에서 나왔다. 박원순도 아름다운 재단을 만들었다. 그 때 박원순은 재벌들의 지배구조를 손봐야 한다고 떠벌이던 참여연대의 사무처장이었고, 몇몇 재벌의 사외이사이기도 했다. 그런데 박근혜에게만 뇌물죄 횡령죄를 뒤집어 씌웠다. 모은 돈이 그대로 그 재단 통장에 꽂혀있는데도 말이다. 그분은 육영재단을 맡기도 했고, 사립대학교 이사장도 역임했다. 그런데 한 번도 금전문제가 불거진 일이 없었다. 세월호 7시간을 문제 삼는다. 이건 세월호 사건만 한정해 놓고 보더라도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지엽 중의 지엽이다. 그 때 대통령이 없어서 피해가 커지기라도 했나.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현장을 지휘했어야 했단 말인가. 워낙 아프니까 유가족들이야 잠시 문제 삼을 수 있겠지만 야당에서 지금까지 물고 흔든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참으로 야비한 것이, 그 시간에 대통령이 관저에서 누구랑 그렇고 그런 일을 했다는 낭설을 야당 인사가 퍼뜨리기도 했던 것이다. 이웃 나라와 외교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 야당 인사는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그 시간에 미용시술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설사 그랬다 치자. 평일과 휴일, 낮과 밤의 구분이 따로 있을 수 없는 대통령의 직무를 생각할 때, 주요 일정이 없는 날 그런 시술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은가. 대통령은 나라의 얼굴이 아닌가. 그분도 여자가 아니던가. 그리고 그날 전원 구조됐다는 오보도 있지 않았던가. 그걸 또 어찌 언론에 사실대로 밝힐 수 있겠는가. 이런 건 그냥 덮어주는 게 같은 정치인으로서의 금도가 아닐까. 한 야당 여자 대표는 그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악용하고 있다. 2천여만 원인 약값을  2000억 원이라고 뻥튀기하기도 했다. 왜 즉각 퇴진인가 헌법 12조에 대한민국 국민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그래서 온 국민이 다 죽이라고 해도 나라는 그를 보호한다. 국선 변호인까지 붙여가면서 재판을 받게 한 후에 처벌한다. 박근혜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이제 막 특별검사가 수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촛불이 마음대로 형량을 정해 처벌하려고 하는가. 이게 인민재판이 아니고 무엇인가. 격한 군중들이 그런 소리를 하더라도 책임 있는 사람들은 거기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언론도 그렇고 야당 정치인, 그리고 이른바 원로라는 사람들도 나서서 말려야 한다. 즉각 끌어내리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위급하고 중대한 범죄라도 저지르고 있거나 기획하고 있는가. 매국이나 반역이라도 했는가. 무기를 만들 개연성이 있는데도 적국에 거금을 갖다 주고 개인 영달을 꾀하기라도 했는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면서 적국을 비호하고 돈을 바쳐 무기 생산을 도와주기라도 했는가. 친구를 잘못 둔 죄, 그 친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죄가 그렇게 무거운가. 회사의 말단 직원이나 집안의 가정부도 그만두려면 적어도 한두 달 전에 예고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입증된 죄가 아직 없는 상태에서 일국의 대통령에게 아무 조건도 달지 말고 지금 당장 나가라니 이게 쿠데타가 아니고 무엇인가. 엄마가 잠시 여행을 가더라도 며칠 전부터 그에 대비한 준비로 분주하기 마련이다. 대통령이라면 정리하고 준비할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런데 당장 물러나란다. 나라야 어찌되든 정권만 뺏어보겠다는 심뽀가 아니고 무엇인가. 대통령이 물러나면 60일 이내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 그 동안에 당내 경선을 하고 본선을 후다닥 해치우자는 것이다. 결과가 뻔하지 않은가. 누가 유리하고 불리한지 세 살 먹은 애도 안다. 후보는 급조된 공약 내걸고 국민은 검증할 겨를도 없다. 잠룡들 중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사람은 명함을 돌릴 겨를도 없다. 더욱이 지리멸렬된 여당은 전열을 정비할 틈도 없다. 노마크 찬스에서 그냥 정권을 날로 먹겠다는 것이다. 잠룡 중에서 선두 주자들이 그들을 조종하는지 그들에 편승하는지 이 상황을 희희낙락 즐기고 있다. 나라를 맡을 기본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다. 촛불은 순수한가 그들이 언제 촛불을 들었는지를 되돌아보면 그들이 과연 순수한지 정의로운지 금방 알 수 있다. 최근의 촛불로 떠오르는 것은 효순이 미순이 사건, 광우병 사태, 세월호 사건이 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은 우방국이 군사훈련을 하다가 일어난 교통사고였다. 그 촛불은 노무현 후보 선거운동의 일환이었다. 광우병 촛불 세월호 촛불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흔드는 데 목적이 있었다. 두 정부는 그 촛불들로 정권 초반의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촛불들의 주동세력은 언제나 동일하다. 좌파의 핵심 단체들이다. 그들은 천안함 폭침 때도, 연평해전 때도 꿈쩍하지 않았다. 광우병 때가 생각난다.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위험한 고기를 미국 사람들은 왜 일상으로 먹고 있고 다른 나라에서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렇게 위험하면 미국산 안 사 먹고, 호주산이나 한우 먹으면 될 것 아닌가. 그런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참여 인원이  늘어났다. 어린 학생들도 나오고, 유모차에 아기를 태운 주부들도 나왔다. 연예인도 거들고, 어떤 전문 의사는 한국인의 체질적 특성 때문에 광우병이 유독 한국인에게 치명적이라고 했다. 백만이 넘었다. 뭐가 있긴 있는가 보다. 급기야 대통령이 사과했다. 나는 이명박이 공명심에 눈이 멀어 죽을죄를 지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알다시피 그들의 주장이 허위임이 드러났다. 그들 중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고 처벌받지 않았다. 이 주동세력들은 시위 선동에 이골이 난 천재들이다. 어디에 발화점이 있고, 어떻게 하면 폭발하는지 동물적 감각으로 알아낸다. 최근에는 평화적으로 축제처럼 이끌고 있다. 그리고 거리 청소까지 한다. 외국 언론까지 나서서 한국의 시위문화를 칭찬하고 있다. 시위문화가 성숙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선동기술이 진화한 것이다. 그래야 너도 나도 마음 놓고 참여하여 노래하고 고함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언론들은 다투어 인원수를 부풀리고 성난 민심을 과장한다. 확실히 하자. 그게 민심이 아니다. 그걸 민심이라고 포장하지 말고 착각하지도 마라. 그들은 순수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나라가 어찌 되든 좌파가 득세하는 데만 눈이 먼 사람들이다. 일제강점기부터 그래 왔다. 그래서 단재 신채호가 탄식했다. ‘조선에 주의(主義)나 도덕이 들어오면 조선의 주의나 도덕이 되지 않고, 주의나 도덕의 조선이 되고 만다.’ 측은지심 우리 민족은 정이 많다. 그런데 잔인할 정도로 비정할 때도 있다. 신정아 신경숙 사건을 지켜보며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시비가 드러나고 당사자가 고개를 숙이고 무방비 상태에 들어가면 너도 나도 눈에 쌍심지를 켜고 돌을 던진다. 마음 놓고 돌을 던질 수 있는 깨끗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가, 우리 사회를 걱정하는 사람이 저렇게  많았던가 하고 놀랄 지경이었다. 당사자들은 이미 생매장 상태가 되었는데도 몇 개월을 두고 지치지도 않고 확인 또 확인 사살을 하는 비정한 면이 우리에게 숨어있는 것이다. 맹자는 그의 사단설에서 측은지심을 맨 앞에 내세웠다. 어제 6차 촛불은 청와대 앞 100미터 까지 집회가 허용되었다. 참 비정한 판사다. 그들은 자정이 넘도록 청와대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그분 곁을 지켜줄 가족도 없다. 순실이도 없고, 문고리 3인방도 없다. 그 큰 관저에서 저 함성을 혼자 듣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외로웠을까.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백기를 든 상황인데 참 다들 비정하기도 하다. 영화 ‘친구’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유오성이 보낸 자객이 장동건을 칼로 급소를 계속 찌른다. 무방비 상태로 치명상을 입은 장동건이 그 자객에게 부탁한다. 자객에게도 측은지심은 있었던지 칼질을 멈추고 떠난다. 장동건의 목소리는 낮지만 처절했다. “고만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최영도		교장선생님, 하루 빨리 건강이 회복되길 기도합니다. 측은지심으로 약한 사람을 보호해 드리고 싶어하시는 교장선생님의 고운 마음 절절이 와 닿습니다. 특별히 존경스러운 것은 교장선생님의 글에서 남에 대한 존중심을 간직한 가운데 다수의 국민과 다른 생각을 절제된 어투로 표현해 주신 넓고 깊은 마음을 읽을 수 있음입니다. 교장선생님, 그래서 저도 교장선생님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조금 다른 제 생각도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님을 찍지 않았습니다. 차선으로 할 수 없이 문재인을 찍었습니다. 보수나 진보에 관한 지지가 아니라 가치관이 형성될 청소년 시기에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란 박근혜님의 리더쉽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되어 제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침을 튀겨가며 말렸습니다. 그런데 당선되신 후 각 파트별로 장관님들이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지 않고 모든 결정과 발표를 대통령 스스로 다 하고, 특히 각 대학의 총장 인사까지 자신의 뜻대로 선출되어 오지 않으면 임명을 해주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제 생각이 맞았다는 확신을 가졌으며, 그 후 아무 자리에서나 대통령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입에 담지 못할 거친 표현으로 분위기를 망친적도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지적해 주셨듯이 그 이전의 대통령도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국민이 지금처럼 이렇게 극렬하게 반을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그 이전과 이런 점에서 큰 차이점이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 이전의 대통령님들은 사건이 터졌을 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그런 잘못을 범한 사람들로 하여금 책임을 지도록 조처하였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님은 2년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 터졌을 때 그 사건의 진실을 덮어버리고 측근인 당사자를 보호하고, 그 일을 바로 잡으려던 제보자를 도리어 범죄자로 취급하였기 때문에, 이번 이 사건에도 국민이 나서지 않으면 그와 같이 처리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남아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1차 2차 3차 거듭되는 해명에서도 정말 사죄하는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정`으로 물러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교장선생님,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2016-12-05 08:10:29
최재성		서로 기분 상해하지 않으면서 다른 생각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사이트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전에도 이 곳에서 몇 번 이런 다른 시각을 본 적이 있었는데...정말 자랑스럽습니다.	2016-12-05 08:57:19
김영국		생각에 반하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격려해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말과 글로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말할 상대, 글을 쓸 공간을 찾기가 힘든 현실입니다. 교육사랑 가족분들은 다 너그럽고 따뜻하시니까 큰 돌 던지시지는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누군가 대밭에 대고 '임금님 귀는 ...." 했다던데 교육사랑은 제게 그 대밭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후련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12-05 10: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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