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와 ‘일찍’ / ‘뿐’과 ‘밖에’ 김정식  (Homepage) 2013-04-16(화) 05:23:42, 7709

‘빨리’와 ‘일찍’      “내일부터는 아침에 30분 빨리 등교합시다.” 어느 선생님이 자기 반 아침 자습을 잘 시켜 보려는 의욕으로 한 말이나, ‘빨리’는 알맞은 표현이 아니다. ‘빠르다’는 ‘느리다’와 함께 속도와 관련된 말이다. “세월이 빠르다.”, “빨리 걸어”, “통일호는 느리게 달린다.” 등에서 보듯이.    이와는 달리, 기준 시각보다 이름을 나타내는 부사는 ‘일찍이’와 ‘일찍’이다. “30분 일찍 등교합시다.”, “일찍이 집을 나섰다.” 등으로 쓴다. ‘일찍’과 ‘빨리’는 그 반대되는 ‘늦게’와 ‘느리게’를 넣어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뿐’과 ‘밖에’       “얘, 너는 무슨 옷이 그렇게 많으니?”, “아니야, 이것뿐이 없어.” 요새 젊은이의 대화에서 이런 말투가 많이 쓰이고 있다. ‘뿐’은 체언 아래 붙어서 그것만이고 더는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이다’와 연결해 쓴다. ‘없다’와는 어울릴 수 없는 말이다.   ‘이것뿐이 없어.’ 하면 ‘이것밖에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것만이 없다.’란 뜻이다. 곧 딴 것은 다 있는데 이것만 없다는 뜻이 되어 화자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뜻이 될 수 있는 말이다. ‘나뿐이 없어.’ 하면 ‘나밖에 없어’ 곧 ‘나만이 있다’가 아니라, ‘나만이 없다’ 란 뜻으로 들린다.   “국은 없고 밥뿐이다.”, “나에게는 너뿐이다.”가 옳은 말로, 이것은 ‘밥밖에 없다’, ‘너밖에 없다’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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