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말투(-었었다) 김정식  (Homepage) 2013-03-12(화) 11:26:37, 9402

<-었었다> ․나는 너무 피곤하였었다.「이상 : 날개」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김남조 : 겨울 바다」   여기에 쓰인 이 ‘-었었다’는 영어에서 말하는 과거 완료형이란 것으로 우리 백성들의 입말에는 쓰지 않던 것이다.   옛날 이야기를 녹음해서 글로 옮겨놓은『구비 문학 대계』에도, 고대 소설, 신소설에 도 ‘-었었다’는 안 나온다. 현재를 설명하다가 지난 일을 참고로 말할 때 쓰는 ‘～을 했었다’란 말은 ‘～을 한 일이 있다’로 쓰면 훨씬 더 자연스럽다. 이것이 참다운 우리말이다.   ‘-었었다’란 표현은 유길준의『大韓文典』(1909)에 처음 나온다. 우리말을 그대로 좇아 쓴 것이 아니라, 영문법의 틀에다 우리 말을 맞춰 놓은 것이다. 주시경의『國語文法』(1910)에도 최현배의『우리말본』(1937)에도 나온다.   소설에서는 이광수의『무정』(1917)에서부터 쓰기 시작하여, 김동인, 주요한, 현진건, 채만식, 김동리 등 안 쓴 사람이 거의 없다. ․형식도 증거인으로 불려 갔었다 이틀만에 놓였다.「무정」 ․안방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었습니다.「사랑 손님과 어머니」 ․나는 처가에 가기 싫었었다.「빈처」 ․대원군은 한말의 돈․키호테였었다.「레디 메이드 인생」 ․소녀는 흰옷을 입었었고,「무녀도」   이렇게 글을 쓰는 지식인들이 우리 말법을 흐려 놓고 있다.   사실, 요즘은 우리 문법에서도 현재와 단절된 과거를 표현할 때  이 ‘-었었다’를 쓰고 있다. ‘엊그제 철수는 극장에 갔었다.’란 말은 ‘오늘’과 같은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가 전제될 때이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다음처럼 ‘-었다’로 쓸 수 있다.   ․진작 시작했었더라면 더 좋은 → 시작했더라면 ․채소를 가꾸고 살았었습니다. → 살았습니다. ․공터 2천 평에 꽃단지를 조성했었다. → 빈 터 2천 평에 꽃단지를 만들었다.   대화에서는 물론, 신문 잡지들에서 거리낌없이 쓰고 있는 데에 문제가 있다. 특히, 번역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마음에 새겨 둘 일이다.

최영도		교장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좋은 글 자주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장선생님의 글을 읽고 나서부터는 제 글을 한 번 더 읽어 보는 좋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런 투의 글을 하나씩 발견하여 기쁜 맘으로 고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저도 모른 채 저지르고 있는 이런 실수가 꽤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지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3-03-13 15: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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