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 / 장본인 김정식  (Homepage) 2010-04-20(화) 16:05:36, 3585

자문을 구하다   “대통령은 보좌관들에게 자문을 구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학계 인사들의 자문을 얻어…”와 같은 말들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자문하여’나 ‘의견을 들어’로 고쳐 써야 할 말이다. ‘물음’은 ‘구하다’나 ‘얻다’로 표현하면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업을 받는다.’, ‘강의를 듣는다.’를 ‘수업을 듣는다.’, ‘강의를 받는다.’로 잘못 쓰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묻는 데에 대해 의견을 말하면 ‘자문에 응하다’가 되어, ‘자문 위원’은 ‘묻는 위원’이 아닌 ‘자문에 응하는 위원’으로 해석해야 할 말이다.   또, ‘자문’의 뜻을 ‘일정한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음’ 쯤으로 알고 “학생들이 선생님들께 자문하여…”와 같은 법도에 어긋난 말도 더러 쓰고 있다.   ‘자문’은 본디 ‘아랫사람에게 의견을 물음’이란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러기에 윗사람이나 선배에게 써서는 실례가 되는 말이다.        장본인(張本人)   “한글 운동을 펼친 장본인들이…….”, “봉사 활동을 한 장본인이다.”라는 표현을 더러 보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다.          ‘장본인(張本人)’은 ‘일이 벌어지게 된 원인’이란 ‘장본(張本)’에서 생긴 말로, ‘어떤 일을 일으킨 주동 인물’이란 뜻에서 다시 ‘나쁜 일을 일으킨 주동 인물’로 쓰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도청 사건의 장본인은 OO 의원이었다.”, “지갑을 훔친 장본인이 나타났다.”처럼 쓸 말이다.   좋은 일을 한 사람이나 소설, 희곡, 영화 등의 중심 인물을 일컫는 ‘주인공’과는 구별해 써야 한다.   그러니 앞의 말은 “한글 운동을 펼친 주인공들이 표창을 받았다.”, “이 OO 씨가 봉사 활동을 한 주인공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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