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7반 학부모님께(2) 김동희  (Homepage) 2007-05-18(금) 19:09:36, 15296

1학년 7반 학부모님께 (2)   아버님, 어머님. 그 간 안녕하셨습니까? 가내에 별고 없으시고, 몸 마음 두루 평안하신지요?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한 점 많으셨을 줄로 압니다만, 자주 전화해서 알려드리고 상의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많은 어머님들께서 중학교와는 달리 빡빡하게 변한 아들의 생활리듬을 안타깝고 가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공부에 열중해주길 바라시고 때론 “공부해라” 잔소리하시면서도, 아침에 꾸역꾸역 일어나 겨우 등교하여 온종일 학교에서 공부와 씨름하다 밤늦게 녹초가 되어 돌아오는 아들을 보면 한편으론 그런 애달픈 마음이 많이 드실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들에 대해 노심초사하시는 마음들이 훗날 군대 입소식 연병장이나 화창한 어느 날의 결혼식장에서 굵은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듯합니다. 마흔 다섯 부모님들의 그 깊고 묵직한 사랑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 올립니다.   그저 몸 가는대로 길들어진 마음 가는대로, 안일과 포기의 유혹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진중하고 믿음직스럽게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러한 아이들의 눈빛이 교실 가득한 기운이 되어 조금씩 조금씩 다른 아이들에게도 전파되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45명 모두가 1년이 흐른 후에 지, 덕, 체가 고루 갖춰진 멋진 남자로 2학년에 진급하기를 바라고, 그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여러 학부모님께서 아시다시피 지난 주에는 중간고사를 치렀습니다. 고등학교 첫 시험이자,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두 달 간 노력한 결과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시험으로서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중간고사 성적처리가 완료되었기에, 성적통지표를 동봉하여 보내드립니다.   두 달 간 정도의 차이는 있긴 했지만, 거의 모든 아이들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노력만큼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무엇보다 아이들의 마음이 가장 속상할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분발해갈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 부탁드립니다. 한편 중학교 평균 성적에 비해 눈에 띄게 나아진 아이들이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그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아왔기에 더욱 기쁩니다.   아시다시피 대학입시에서 내신 성적은 과목별 등급이 점수로 환산되어 반영이 됩니다. 반영되는 과목은 대학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개의 경우 국, 영, 수, 사회, 과학 중심으로 반영되고 있으며(서울대, 연세대 전과목 반영), 반영비율은 주당 수업시수에 비례합니다. 1학기 과목별 등급은 이번에 치른 중간고사와 6월 말에 있을 기말고사, 그리고 수행평가 점수를 합산하여, 그 총점 순으로 1등급에서 9등급까지 부여됩니다. 등급기준은 뒷면의 표와 같습니다. 성적표의 과목별 석차를 참고하여 예상등급을 산출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등급123456789누적 비율4%11%23%40%60%77%89%96%100%전교 석차21등58등122등212등318등408등472등509등530등    입시에서 내신보다는 수능의 변별력이 높게 작용하고 있다하더라도, 내신관리에 소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확한 기준은 못되지만 수능등급이 내신등급과 비슷하다는 가정 아래, 평균 5.8등급 이내 4년제 대학 지원 가능, 2.3~3.1등급 지방 국립대 중위권학과 지원가능, 1.6~2.3등급 지방 국립대 상위권학과 지원가능, 1.4~1.6등급 서울소재 상위권학과 지원가능, 1.0~1.4 서울대 지원가능하다는 분석을 참고바랍니다.   아울러 어제 <학생건강검진 안내> 가정통신문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는데, 전달받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토요휴업일을 이용하셔서, 가능하면 8월 말까지 부민병원 또는 구포성심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다 받을 있도록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공부에 찌든 아이들을 데리고, 뒷산에 파리봉에 올라 일몰도 보고 너럭바위에 누워 별도 세어보고 하고 싶은데, 제 처가 곧 출산이 임박하여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바람은 당분간 미뤄둬야 겠습니다. 아이들이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을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께서 참 잘 키워오셨다는 생각이 자주 자주 듭니다.   어느새 1학기의 절반이 지나가버렸습니다. 남은 5월도 금방 흘러갈 것 같습니다. 그 세월의 순간순간 행복하시길 기원해드립니다. 2007년 5월 11일 금요일 1학년 7반 담임 김동희 올림 추신 : 해마다 찾아오는 부끄럽기만한 스승의 날, 보내주시는 선물이 곤혹스럽기만 했습니다. 모자란 담임 묵묵히 믿어주시는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스운 부탁일진 모르겠습니다만, 선물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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