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글 김동희  (Homepage) 2007-03-11(일) 00:22:01, 15838

1학년 7반 학부모님께(1)   아버님! 어머님! 반갑습니다. 여러 학부모님의 귀한 아들을 1년 동안 맡아서 지도하게 된 1-7 담임교사 김동희입니다. 진작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첫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여러 학부모님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들로 미루어보건대, 많이 궁금하셨을 줄로 압니다.   저의 나이는 31살, 여러 아버님, 어머님 연배에 비하면 조카뻘 정도 되는 나이에 불과합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경험과 지혜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 본다면, 46명의 귀한 자녀를 담당하기에 부족함이 큽니다. 아이들에게 빚을 진 마음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그렇지만 고교생활의 추억들이 아직 가슴속에 살아있기에, 저와 비슷한 생활을 해나갈 아이들을 더 많이 공감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장점도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냥 아이들을 막내 동생처럼 여기며 지도하겠습니다.   교직에 발을 디딘지는 5년째 되었으며, 올해 화명고등학교로 전근해 왔습니다. 1년 전 금곡동으로 이사 와서 화명고 앞을 지나올 때마다 화명고에서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늘 들었는데, 희망대로 되어 기쁩니다. 전임 학교는 동래원예고등학교였습니다. 중학교 내신 90% 정도의 학력수준을 가진 학생들을 지도하다가 인문계고교에 오게 되어 다소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담당과목이 수학인데, 아무리 대학 내내 수학을 공부했어도 4년 간 수학을 손 놓다시피 하여 감각을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메워가고자 합니다.   결혼은 재작년에 했고, 이번 5월에 첫 아기를 출산할 예정입니다.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 처도 같은 교사이며 연제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비장애학생들과의 통합교육에 늘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산을 참 좋아했습니다. 산정에 서서 아래를 굽어보다보면 저 밑에서 아웅다웅 살아온 제 모습이 여유롭게 돌아봐져서 좋고, 밤하늘을 수놓는 빼곡한 별들을 올려다보면 내가 이 거대한 우주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충만함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티끌 오염 없는 맑은 계곡물과 청량한 바람, 아스라이 뻗어가는 첩첩 능선, 능선을 넘나드는 안개, 안개에 가렸다 순식간에 드러나는 봉우리들, 두터운 운해 위로 봉긋봉긋 솟아오른 봉우리들,, 캄캄한 밤, 텐트를 설치하여 적막한 산속에 혼자 머무른 운치는 또 어떠한지요... 산에 대한 감상이 길어졌군요. 아무튼 저러한 경험을 아이들에게도 제공해주고 싶어 발령받은 이후로 매년 여름마다 아이들과 2박3일간 지리산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제 소개는 이 정도로 마쳐야겠습니다. 계속 이어간다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군요. ^^   여러 가지로 많은 부족하고 서투른 저에게 46명의 귀한 아이들을 맡겨주신 교장/교감선생님, 이 세상의 인연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 감사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가겠습니다.   짧은 삶을 살았지만, 고등학교 생활만큼 중요한 시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가능성의 시기이며 희망과 격정의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 중요한 시기에 놓인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나가겠습니다.   다소 진부한 말이겠지만, 아이들에게 지, 덕, 체를 고루 심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같은 남자가 봐도 가슴 떨리는 매력을 은은하게 발산해내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불행하게도 고등학교는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더욱이 공부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말이 오갈 정도로 “지”의 영역에, 그것도 입시를 위한 지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해선 곤란하겠지만, 자기 하나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 아닌, 남과 이 세상을 위해 살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제대로 발휘하고자 공부하는 사람으로 자라나도록 하고 싶습니다. 공부 잘하는 못된 사람보다는 공부 못하는 된 사람이 더욱 귀한 요즘입니다.      제가 파악하고 있는 1학기 학교 주요 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3월 14일(수) 전국고등학교연합학력평가 및 1학년 학부모 간담회   3월 28일(수)-30일(금) 1학년 수련회                        중간고사                        기말고사                        방학   동봉한 유인물에 대한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1. 방과 후 보충수업 및 자율학습     - 선택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46명이 단합하여 공부에 매진하는 학급분위기가 개인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자율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담임교사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별한 사유 없는 한, <희망조사서>에 “O표”하시여 수요일까지 제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2. 학부모 간담회     - 입시정보 제공의 장과 담임교사와의 만남의 장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유익한 시간이 되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학부모님의 존안을 이 기회에 한 번 뵙고 싶은 마음 큽니다. 꼭 오십시오!  내실 있는  간담회가 되기 위하여 <간담회 참석 확인서>와 <담임선생님께 부탁드리는 글>을 수요일까지 자녀 편으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어려운 경제에 늘 자녀들이 바르게 커 나가도록 노심초사하시는 부모님의 마음, 그 마음을 이제야 조금씩 조금씩 알아갑니다. 그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수요일 많은 학부모님 뵙길 희망합니다. 하지만 사정 상 참석하기 힘드신 일 많을 줄로 압니다. 마음으로 늘 함께 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학부모님께서 학교에 찾아오실 때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와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편하게 찾아오실 때, 저 역시 편한 마음으로 뵈올 수 있습니다. 음료수를 사 오시는 등의 허례는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가내에 늘 행복하시길 축원해드리며, 두서없는 글 이만 줄일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07년 3월 10일 토요일 밤에 1-7 담임교사 김동희 삼가 올림 추신 - <담임 연락처>  학교 : 330-5761,   집 : 945-2005 (22시 이후 긴급한 일),   삐삐 : 012-528-7813                       이메일 : bamboo96@dreamwiz.com => 많이 많이 연락해주세요!

김홍미		발령 첫해에 학부모님께 드린 인사글과 4년이 지난 지금의 인사글에서 선생님의 같은 마음이 느껴져요. 그 겸손하고 낮은 마음 새삼 배워지네요. ^^	2007-03-24 2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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