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이르는 길 최영도  (Homepage) 2013-11-10(일) 19:21:30, 4518

일요일 오후, 동네 뒷산을 다녀왔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하산길에는 땀이 식어 약간 추웠습니다. 따뜻한 목욕탕 물에 몸을 담그고 싶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목욕 수건을 챙겨 목욕탕으로 향했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달랑 목욕비 오천원만 챙겨 목욕탕으로 향하는데, 재래시장 입구 난전에서 한치를 팔고 있었습니다. 10마리 오천원, 10마리 오천원........ 목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야겠다 생각하고, 목욕탕으로 항하는데 갑자기 목욕비 오천원밖에 챙겨오지 않은 것이 생각났습니다.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 싫어 한치를 포기하고 걷고 있는데, 갑자기 목욕은 내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목욕을 포기하고, 그 돈으로 한치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냉장고에 있던 무를 꺼내 한치무채김치도 담고, 데쳐서 숙회도 하고.......... 본래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글 행복을 꿈꿨는데, 갑자기 한치로 풍성한 저녁 밥상의 새로운 행복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목욕은 못했지만 이것 저것 준비하여 소박하지만 풍성한 저녁 밥상을 차렸습니다. 엊그제 우리 대한의 아이들이 수능시험을 치뤘습니다. 시험 결과에 따라 그동안 꿈꾸어 왔던 대학을 갈 수 없게 된 아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본래 하려던 목욕을 하면서 더 행복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목욕은 하지 못하고 샤워를 했지만 행복한 저녁 밥상을 나눌 수는 있었습니다. 본래 꿈꾸었던 일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또 다른 상황 속에서 새로운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우리 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행복에 이르는 길이 오직 한 길 뿐일까요?

김원중		어느 순간이든 행복의 문은 열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걸 우리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2013-11-15 14: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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