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캠프` 참사 1 최영도  (Homepage) 2013-07-23(화) 22:57:18, 4132

14년 전, 화성 시랜드에서 발생했던 유치원생들의 화재 참사가 잊혀질만 해지자 이번에는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고교생들의 익사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런 사고가 발생될 때마다 언론과 정부 그리고 교육청 등 관계기관에서는 모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것처럼 설쳐대지만 실제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하루 빨리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기 위해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듯한 말장난만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번 참사 이후에도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정부와 관계기관에서 성급하게 내뱉은 대책들의 내용을 보면 조잡하기 이를 데 없다. `해병대캠프 및 해병대 장구류`에 상표등록을 추진하고, 군경 합동으로 유사군복 등 군용물 착용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추진하겠다. '정부인증' 체험캠프外 학교참여를 금지하도록 하겠다. “관리감독 소홀로 국민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 “모든 청소년 프로그램은 신고를 의무화하고, 수련시설과 프로그램을 평가해 안전성 등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되면 수련시설이 일부 없어지고, 각 학교에서는 사고가 무서워서 캠프실시를 꺼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사고가 많이 줄어들 것 같긴하다. 그러나 차분하고 합리적인 원인 분석없이 눈에 나타난 몇가지 현상만 보고 즉흥적인 대책을 남발하게 되면 여론이 수그러들고난 후 이와 유사한 사고는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날 체험학습이란 이름으로 실시되고 있는 캠프활동의 역사를 더듬어 보고자 한다. 전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조직적인 캠프활동의 역사는 1850년 F.W.Gunn이란 분이 Connecticut 주에 설립한 Gunnery school에서 시작되었다. 설립자 Gunn은 도시 출신 기숙사 학생들의 사회성 부족현상을 개선시켜줄 목적으로 방학이 시작될 때 학생들을 바로 귀가 시키지 않고, 며칠간의 야외 단체활동을 통해 극기심과 협동심 등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후 고향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던 것이 오늘날 조직적인 캠프활동의 첫 출발점이었다. 이렇게 실시되고 있던 Gunnery school에서의 캠프활동이 청소년들의 사회성 증대와 정서함양에 많은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조금씩 조금씩 퍼지게 되면서 캠프를 실시하는 단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1920년대가 되면서 교회나 학교 등 청소년들이 소속되어 있는 단체들 중에서 캠프를 실시하지 않는 단체가 없을 만큼 그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자연스럽게 영리목적으로 캠프활동을 지원하는 수련장과 이벤트 회사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프로그램에 한계를 느낀 대부분의 단체들이 외부 회사에 행사를 맡기게 되면서, 1920년대 말에는 전국적으로 수천 개의 회사들이 난립하게 되었다. 극히 짧은 기간에 회사들이 엄청 늘어났지만 학생들의 캠프는 연중 개최되지 않고 방학 직전이나 방학 중에 잠시 행해지다보니 성수기 보다는 비수기가 더 길었고, 회사 간의 치열한 경쟁은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많은 회사들이 도산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 살아남으려는 많은 회사들이 궁여지책으로 고안해낸 방법은 회사를 연중으로 운영하지 않고, 성수기 때만 잠시 영업을 하다가 비수기가 되면 문을 닫는 방법이었다. 그러다보니 훈련을 담당할 지도자도 비정규직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아르바이트생을 지도자로 채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지도자의 숫자를 대폭 줄이고, 그것도 비전문가인 아르바이트생 위주로 급조된 지도자를 통해 많은 학생들을 통제하는 방법은 극기훈련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군대식 군사훈련 프로그램 뿐이다. 1930~40년대 미국에서는 너나없이 모든 학생들이 극기수련이란 이름으로 이런 군사훈련 캠프로 내몰리다 보니 캠프를 다녀온 청소년들 사이에서 캠프를 `기상나팔` 또는 `단체기합`이라 부르는 속어가 유행하게 되었고, 후배들에게 이런 캠프에 참가하지 말라고 권고하게 되었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군사훈련 위주의 캠프를 부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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