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0 최영도  (Homepage) 2013-02-16(토) 08:54:49, 3383

우리집 늦둥이 예슬이는 근처에 사는 자기 고모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을 고모집에서 보내다 보니 중 3이 된 지금도 고모집 음식이 입에 더 맞는 모양이다. 평소 우리 집에서도 반찬 투정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밥을 먹을 때 행복한 표정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그런데 고모집에서 식사를 하는 날이면 언제나 밝은 표정이다. 그래서 평소 애를 위해 각종 장을 고모집에서 얻어다 쓰는데 내가 먹어봐도 누나집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다. 지난 명절 고모집에서 꽃게 된장찌게를 먹는데 예슬이의 표정이 참 행복해 보였다. `예슬아, 우리집 된장찌게와 맛이 다르니?` `당연히 다르지요.` `그래, 참 이상하네. 똑 같은 된장을 쓰는데 왜 그렇지?`.......................... 오늘은 아내가 없는 부엌에서 된장찌게를 끓이려는데 그 날의 대화가 떠올랐다. 새롭게 한 번 시도해 볼까? 된장 두 숟가락에 찹쌀가루 한 숟가락을 섞어 끓여 보았다. 끓이며 잠시 맛을 보니 누나집에서 먹던 맛과 비슷한 것 같다. 드디어 저녁 식사 시간, `아빠, 오늘 이 된장 어떻게 끓였어요?` `왜, 고모집 거랑 맛이 비슷하니?` `예, 똑 같아요!` 연신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 아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누나와 아내에게 전화로 자랑했다. 작은 찌게 하나와 맛있다는 말 한마디가 우리를 이렇게 행복하게 만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분 뒤면 다시 올 버스나 지하철을 눈 앞에서 놓쳤을 때 몹시도 안타까워하고, 버스에서 환승을 찍지 못하고 내렸을 때 그 돈 천원을 정말 아까워 한다. 그렇다! 우리는 이렇게 적은 것에서 행복이나 불행을 크게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를 위하여 작은 관심과 감탄과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작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감탄과 칭찬, 이런 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배려가 아닐까요?

정영환		사소한것들의고마움인것같습니다 ᆢ그냥지나쳐버릴일과들을으쓱해지면되돌아보는명상1분만이라도한다면더좋고행복한일들만유지될겁니다!앞으로행복만땅되는가정되시기를바라옵니다 ㅡ영환올림ㅡ	2013-03-01 08:20:44
최영도		늘 자신의 주변에 크고 작은 행복들을 전해주며 사는 영환님의 삶을 고마운 맘으로 지켜보며 박수보내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게 계속 행복을 전해주며 더 행복하시길 빕니다!	2013-03-01 09: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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