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의 선물 최영도  (Homepage) 2013-02-05(화) 08:26:17, 3645

영화는 아빠 용구(저지능과 자폐증이 같이 있어 보이는 정신지체 장애우)와 딸 예승이 한 가게 앞에서 세일러문의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용구는 일곱살짜리 딸 예승이의 입학선물로 노란색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겠다고 약속한다. 드디어 동네 마트에서 주차요원으로 일하며 받은 몇십 만원의 월급을 들고 이전에 봐 두었던 그 가게를 찾아가 마지막 1개 남아 있던 '세일러문 가방'을 사려는 순간, 앞 손님인 경찰청장의 딸에게 팔리고 만다. 그러나 자폐증세가 있는 용구는 그 가방을 예승이에게 전해주어야 한다는 마음만 앞선 나머지 경찰청장 딸의 가방을 뺏으려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게 되어 청장에게 폭행을 당하게 된다. 다음날, 마트에서 일하던 용구는 우연히 어제 가방을 사간 꼬마를 만나게 되고, "내가 세일러문 가방 파는 곳을 알려줄게요!"라고 말하며 시장 골목으로 뛰어가는 그 아이를 뒤쫓아 가게 된다. 그런데 모퉁이를 돌아 보니 앞서 뛰어 가던 꼬마가 땅바닥에 대자로 퍼져 누워있었다. 아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 용구는 마트에서 교육받았던 심폐소생술의 순서에 따라 아이의 기도를 확보하고 혈액순환을 위해 바지 벨트를 풀어주고, 아이에게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그러나 아이가 그대로 죽게 되자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능력이 없는 용구는 어제 가방 사건으로 아이 아빠에게 뺨 맞은 것을 복수하기 위해 '경찰청장의 딸아이를 유괴하고, 강간한 후 살인을 저지른 흉악한 살인범'의 누명을 쓴 채 사형을 구형 받고 교도소 7번방에 들어가게 된다. 용구보다 먼저 7번방에서 생활하고 있던 죄수들이 용구의 범죄목록을 보고 쓰레기같은 놈으로 취급하여 갖은 욕설을 퍼붓고 때리게 되지만 이내 용구가 그런 짓을 할만큼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던 중 죄소자들 사이에서 이권 다툼이 발생하고, 7번방 방장을 예리한 흉기로 찌르려는 장면을 목격한 용구는 급한 나머지 자신이 대신 찔리며 방장을 보호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용구의 행동에 감동한 방장은 용구의 소원을 들어 주기로 하고, 용구는 거침없이 "예승! 내 딸 예승!"이라 외친다. 예승이가 다니는 외부 교회의 교도소 위문공연행사 때 예승이를 납치해 와 7번방에서 잠시 만나게 해주었는데 보내줘야할 타이밍을 놓쳐 할 수 없이 교도관 몰래 예승이와 함께 생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7번방 죄수들과 귀여운 딸 예승이의 행복한 동거가 시작되었지만 얼마 못가 들키고 만다. 이 일로 용구는 혼이 난 후 징벌방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이 때 교도소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고, 모든 사람들이 정신없이 피신하던 중 불길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용구는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주게 된다. 의식을 회복한 교도소 보안과장은 용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어 상부에 재 수사를 요구하게 되지만 요구는 관철되지 않고 마지막 재판의 날이 다가오게 된다. 마지막 재판에서 정당한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또박또박 자신의 주장을 표현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훈련을 시켜도 보았지만 국선변호사의 꾐에 빠져 그저 딸 아이를 지키겠다는 생각만으로 자신의 무죄에 대한 주장을 포기한 채 사형판결을 받게 된다. 용구의 사형일자를 알게 된 죄수와 보안과장은 예승이 담임선생님을 설득하여 학교에서 교도소에 위문공연을 오게 하고, 공연 마지막 순서에 예승이와 아빠를 열기구에 태워 탈출을 시도하였지만 담장 철조망에 줄이 걸려 그것 또한 실패하게 되고 용구는 어쩔 수 없이 사형일만을 기다리게 된다. 용구의 사형집행일 12월 23일, 바로 예승이의 생일이다. 용구는 예승이의 마지막 생일선물로 그렇게도 원하던 "세일러문 가방"을 사준다. 7번방의 모든 죄수들도 색연필, 책 등을 선물로 준다. 그리고 예승과 용구는 철장을 사이에 두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게 된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살려주세요, 저 나쁜 사람아니에요."란 말을 되풀이하면서 형장으로 끌려가는 장면을 보면서..................... 눈물은 흘리더라도 훌쩍이는 소리는 내지 않으려고 온 몸에 힘을 주어 버티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온다. 참 단순한 이 영화를 보는데 왜 이리도 많은 눈물이 흐르는 것일까? 죄없이 끌려가는 용구를 보면서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의 무력함 때문에 그냥 눈물만 흘리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용구처럼 보호받아야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주기는 커녕 도리어 나도 저들처럼 사회적 약자를 업신여기고, 경쟁의 세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강자의 눈치만 살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음을 후회하며 흘리는 뉘우침의 눈물일까? 용구와 예승이가 탄 열기구의 끈이 철조망에 걸려 교도소 담장을 넘지 못하듯이, 내 개인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모든 것이 기계화 조직화 법제화 되어 버린 현대사회라는 거대한 교도소 담장 속에 갖힌 채 생활해 가고 있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를 가엾게 생각하며 흘리는 동정의 눈물일까? 알 수 없는 눈물이 그냥 막 흘러내리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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