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 1 최영도  (Homepage) 2010-11-05(금) 07:04:27, 3540

벌써 11월입니다. 3월에 신학년도가 시작되었으니까 올 한 학년도도 2/3의 시간이 지나가 버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친목회 임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지난 8개월 동안 우리 선생님들의 친화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디다. 그래서 어젯밤 밤잠을 설쳐가며 사랑하는 샘들께 드릴 연애편지를 한 통 준비하였습니다. 교직원 친목도모를 위한 연수회 개최에 관한 친목회 임원들의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 별 내용도 없는 길고 지루한 글이지만 꼭 한 번만 읽어봐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특별히 각 부장선생님들께서는 편지를 읽어 보시고 내일 부장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부장선생님 회의에서 결정 된 결과에 따라서 친목회에서 할 일이 있으면 찾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애편지>************************************************ <교직원 친목도모 연수회 개최를 위한 제언> 우리 주례여고에서는 최근 몇 년간 교직원 친목을 위한 1박 2일의 연수 자리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실시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연수를 통한 교류의 자리가 없다보니 교직원체육대회 등과 같은 작은 교류의 장도 마련하지 않거나 자리를 만들어 두어도 참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가 되어 타 부서일 경우 교직원 상호간에 서로 얼굴과 성함도 잘 모르는 실정이고 그러다 보니 서로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일까지도 조금은 어색한 장면이 될 때가 있습니다. `친구가 나와 다른 의견을 개진하면 견해차라 부르고, 타인이 나와 다른 의견을 피력하면 이단이라 부른다.` 영국에 윗말과 비슷한 뜻을 담고 있는 속담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육관이 서로 다를 수 있는 우리 선생님들 간에 한 직장에서 서로가 서로를 이단 시 하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우리의 교육열정을 쏟아 붓기 위해서는 선생님 상호 간에 먼저 친구가 되는 것이 첫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자리가 땀과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체육활동 그리고 음식과 잠자리까지도 같이 할 수 있는 교직원 연수의 자리라 생각하여 우리 주례여고 교직원 친목도모를 위한 연수회를 제안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연수회 참가를 주저하실까요? 우리 학교로 전근 온 지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조금 친해진 샘들과 우리 학교가 연수회를 개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나눠본 적이 있습니다. 그 분들 생각으론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 하더군요. * 첫째 - 인문계 고등학교라 평소 학교에 얽매이는 시간이 많다보니 약간의 여유 시간이 생기면 그런 시간까지 연수회 등의 학교와 관계되는 모임으로 구속되기 싫어한다. <그런데 다른 인문계, 특히 학교 일에 더 많이 얽매이는 사학의 경우가 참여율이 더 높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둘째 - 우리 학교 선생님들 중 젊은 분들의 비율이 높고 특히 젊은 여선생님의 경우 집의 자녀들 뒷바라지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학교의 경우 기혼의 젊은 여선생님들이 더 많이 계신데도 불구하고 이런 연수회에 참여율은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는 자녀 걱정에서 약간 비껴 서신 노숙한 여선생님들과 남선생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젊은 여선생님들의 구성 비율이 다른 인문계에 비해 조금 높다는 이유만으로 참여율이 저조해 최근 몇 년간 한 번도 연수를 실시하지 못했다는 것은 합당한 사유가 아닌 것 같습니다.> * 셋째 -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이유 때문에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행사 자체를 진행하지 않다보니 우리 학교는 당연히 그런 행사가 없는 학교로 서로가 받아드리게 되었다. 이 외에도 참석하지 않으려고 그 이유를 찾다보면 참석하지 못할 사유는 더 많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런 지엽적인 이유보다는 그동안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우리 학교 분위기가 더 큰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실 1박 2일이 아닌 몇 개월짜리 전문성 신장 연수도 마다하지 않는 젊은 여선생님들도 많이 계시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시간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연수의 종류에 따라 각 개인이 부여하는 가치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교직원 간의 친목과 소통을 업무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아니냐에 의해서 직원친목회 연수가 개최되느냐 안 되느냐라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여러 선생님들, 이번에 그런 자리 한 번 만들어 봅시다. 그리고 만약의 경우 본인이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그런 뜻 깊은 좋은 자리가 개최되는 것은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전 우리 친목회 임원들끼리만 먼저 한 번 모여 이번 겨울방학식 하는 날, 당일 돌아오는 팀과 1박 2일 팀으로 이원화하여 근교(양산청소년해운수련원)에서 교직원연수회를 가질 수 있도록 추진해 보자며 머리를 맞대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방학식 날이 크리스마스이브라 1박 2일뿐만 아니라 당일 행사도 불가합니다. 그래서 12월 10일(금, 기말고사 마지막 날) 오후와 다음 날(쉴토)를 묶어 1박 2일 팀과 당일 팀으로 이원화하여 실시해 보기로 의논하였습니다. 시험이 끝나는 대로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수련원으로 가서 1시간 30분 정도의 산행과 서바이벌 게임(3~40분정도) 그리고 저녁식사 및 가벼운 여흥<프로그램은 교체 가능> 후 당일 팀은 귀가 하시고, 1박 팀은 다음날 울산 정자바다로 가서 점심으로 정자대게(당일 팀도 다음 날 다시 올라 오시면 환영합니다.)를 먹은 후 간절곶을 거쳐 귀가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방학식 날은 크리스마스이브 이고, 2월 개학 후 학교에 나오는 5일 간과 춘계방학 기간에는 졸업식 종업식 그리고 자율형 공립학교 연수 등으로 우리 학교를 떠나시게 될 선생님들과 한 자리에서 송별회를 가질 여유도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몇 년 만에 처음 실시하는 연수라 올해는 다소 참여율이 낮더라도 차츰 차츰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이번에는 꼭 한 번 실시해 보고 싶습니다. 여러 선생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내용도 없는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이천십년 십일월 셋째 날 친목회 임원을 대표하여 최영도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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