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실수로 인해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니... 박종필  (Homepage) 2021-07-29(목) 23:26:24, 3400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교육청 잘못으로 한 학생이 생명을 잃었다. 올해 특성화고 졸업을 앞둔 학생이 부산시교육청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최종 탈락한 뒤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이 교육청의 행정 실수로 합격 통보를 번복했기 때문이었다고 하니 더욱 안타깝다. 오늘(7/29)자 지역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A학생은 교육청 임용시험 경력경쟁 전형에 응시했고(3명 뽑는 시험에 12명 응시), 필기시험에서 3등을 했으며, 17일 최종면접에는 모두 5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지난 26일 최종 합격자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A학생은 온라인채용시스템에서 합격을 했다는 문구를 보고 기뻐했는데, 시교육청 홈페이지 공고에는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없었던 것이다. 확인을 위해 시교육청을 찾아간 A학생은 “시스템 오류 탓에 탈락자에게도 합격 문구가 떴다”는 답변과 함께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A학생은 크게 낙심하며 괴로워했는데, 2차례나 응급실을 찾기도 하는 등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급기야 27일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행정 착오는 인정하지만 추가조치는 없다고 밝혔는데, 유족은 “항의를 위해 교육청을 방문했지만 교육청은 다음 시험에 재도전하라는 말만 하고 제대로 된 사과도 한 번 하지 않았다”며 분개했고, 장례를 치르던 유족들이 재차 교육청을 항의방문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김석준 교육감은 오늘(29일)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원인 규명과 관련자 엄중 문책은 물론 제도개선 방안 등과 관련해 종합적으로 심도 있는 특별감사를 하라고 감사관실에 지시했다고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교육청의 행정 오류로 인해 학생을 잃었기에 그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교육청이나 학교는 학생에게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이어야 하고, 꿈과 희망을 쌓아가는 장이어야 한다. 이런 곳에서 학생을 절망에 빠뜨리게 하고 삶의 의욕을 잃게 한다면 더 이상 교육의 보금자리가 될 수 없다. 이번 일의 발단은 전산시스템의 오류이다. 그런데 이 오류는 몇 단계의 검증을 거치면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의 많은 업무 중에서도 평가나 임용, 인사 등에서는 조금의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 대상이 되는 교원과 직원, 학생들은 거기에 모든 걸 걸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업무는 특별히 인정받는 분들이 맡고 있고 이중 삼중으로 검증하고 확인하며 손톱만큼이라도 잘못이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오류가 있었다는 것에 어이가 없고 교육자로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이번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 방식이다. 행정 사무를 처리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거나 어쩔 수 없는 잘못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할 것인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감당하기 힘든 똑같은 일을 겪어도 사람에 따라 해결방식이 다르다. 빨리 훌훌 떨쳐버리고 평상심을 찾는 이가 있는가 하면 오래도록 아픔을 품고 지내는 이도 있다. 이는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인데 특히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의 문제라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교육청의 행정적인 잘못으로 발생한 문제이지만 그로인해 학생이 아픔을 겪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학생에게 교육청 공무원으로서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냉정하게 돌아볼 일이다. 학생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설명하고 충분히 마음의 평정을 찾고 이해하도록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학생이 다니는 학교 선생님께 즉각 이런 사실을 설명하고 낙담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으로 도전할 용기를 주도록 부탁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학생의 부모에게도 이런 잘못을 설명하고 마음의 상처를 헤아리고 보듬어주도록 부탁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2021년 7월 27일은 부산시교육청의 행정 실수로 소중한 학생이 세상을 등진 날이다. 이 날은 부산시교육청 치욕의 날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교육감의 지시대로 원인 규명과 관련자 문책, 개선방안 등이 신속히 제대로 나와야 한다. 부산의 교육자로서 하늘로 올라간 학생의 명복을 빌며 부모님과 유족들에게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 박종필(전, 부산시교육청 장학관/금정초등학교 교장)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부산 중도.보수교육감 후보들, 시교육청 정문에서 성명서 발표
다음글 :	e조은방송 보도 내용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