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승리!!! 최영도  (Homepage) 2008-11-20(목) 09:19:55, 2872

새벽 1시 30분에 펼쳐지는 경기라 잠자리에 일찍 들며 기다린 경기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을 떠올리며 양팀 모두 자기팀 컬러대로 경기에 임하지 않고 소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다. 선발 선수 명단을 보자 어제까지 언론에 흘렸던 김치우를 빼고 이영표를 본래 자리인 레프트윙백으로 오른쪽 윙백으로는 오버래핑이 뛰어난 오범석을 기용하고 있었다. 야! 허정무감독님이 그냥 수비만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셨군! 상대의 선발 명단도 보니 양윙백에 3번 팔라타와 2번 알하르비를 그대로 기용하고 있다. 우려했던 뻥 축구는 아니겠는걸!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중원에서의 압박에 이은 빠른 숏패스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다. 그러나 양팀 감독들의 신중한 자세도 읽을 수 있었다. 양팀 모두 평소에는 4 - 4 - 2 형태로 양윙백의 2선 침투를 통한 센터링으로 골을 얻는 적극적인 공격형 포메이션을 구사하는 팀이나, 어제 경기는 공격형인 4-4-2 형태를 취하면서도 양팀 모두 오버래핑에 강한 오른쪽 윙백 오범석과 알하르비를 공격 일선까지 완전히 침투시키기 보다는 수비에 쳐지게 하여 우리 왼쪽 미들필더인 박지성과 윙백 이영표를 견제하게 하였으며, 우리는 11번 하자지와 8번 아우테프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조용형 강민수외에 오범석도 약간 뒤로 쳐지게 하여 양팀 모두 쓰리백 형태를 취하는 신중함도 보여준 경기였다. 그런데 상대는 오른쪽 윙백 알하르비가 수비에만 치중함으로써 자신들의 왼쪽으로만 공격해 들어오는 단순함을 보임으로써 날카로운 중앙공격이 몇 번 시도되었으나 우리 수비수들의 수비 시야를 분산 시키지 못해 자기들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고, 우리는 11번 이근호와 17번 이청용이 오른쪽 윙백 오범석의 빈자리를 커버하며 많이 뛰는 공격으로 30% 정도는 오른쪽으로도 공략함으로써 상대 수비수들을 흔들어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얻은 두 골 중 첫골은 왼쪽윙백 이영표의 센터링에 의해 시작된 골이었고, 둘째 골도 포스트에 있던 박주영이 왼쪽으로 약간 쳐진 지점에서 중거리 슛으로 득점한 것을 보면 사우디 오른쪽 윙백 알하르비를 공격에 가담하지 못하게 하고서도 그 자리에서 골을 줄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사우디의 작전 실패가 첫 패인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어제 축구가 정말 감동적이었던 것은 심판의 때묻지 않은 경기룰 적용 때문이었다. 사우디는 산유국이며 또한 6만 이상의 관중과 왕세자까지 자리를 한 상황에서 홈어드번티지를 기대하던 사우디 선수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자신의 눈에 비친 진실을 주장한 심판의 기개에 박수를 보내야할 것으로 보였다. 심판이 홈팀에게 유리하게 판정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경기를 지켜보았었는데 경기 초반부터 전혀 그렇게 진행하지 않았다. 대부분 홈팀을 봐주는 심판의 경우, 위험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어웨이 팀에게 자주 프리킥 기회를 주다가 위험지역에서 결정적인 한 두개를 반대로 적용하여 전체적으로 홈팀을 봐주는 것으로 안보이게 하면서 홈팀을 지원해 주는데 어제 주심은 전혀 그렇게 경기를 진행하지 않았다. 전반전에 13 : 3 으로 사우디가 반칙을 많이 범했으며 그것도 자기 진영 위험지역에서 5-6개나 반칙을 범했으며 그런 반칙을 범할 때마다 망설임 없이 휘슬을 불어대는 것을 보며, `저 심판은 정말 진실하게 보려고 노력하는구나!` 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후반 하자지의 트릭 모션에 속지 않고 퇴장 명령까지 내리는 모습을 보며 오늘 승부는 사우디와 우리나라의 축구가 아니라 `진실과 거짓`의 경기 `불신과 신뢰`의 경쟁을 보는 것 같아 너무 감동적이었다. 어제 사우디와의 경기에서의 최고의 승자는 상황에 타협하지 않고 진실을 선언한 심판이었으며, 최고의 패자는 자신의 작전 실패보다 심판의 바른 판정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우디의 감독이라 생각한다.

강대성		어제 버티다 결국 이틀전의 술 여독으로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결과를 보기 위해 스포츠뉴스를 보고 이겼구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에 오니 역시 형님의 경기관전에 대한 평가를 보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우디와의 19년 한을 풀었는데 축하를 위한 남부교사축구 경기는 안합니까? 이번에는 꼭 참석해서 얼굴도 보고 싶은데 총무님 오시면 깨 좀 들고 오라고 하시고 회장님 공 함 차입시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갑니다.	2008-11-20 13: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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