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08 준결승 2 최영도  (Homepage) 2008-06-27(금) 07:41:25, 2723

3 : 0 스페인의 완벽한 승리였다. 축구의 진리를 보여준 경기였다. 축구는 `어느 팀이 사람 숫자의 우세를 통해 목표(goal)를 향해 가는 길(확율)을 더 많이 확보하느냐?`를 겨루는 확율의 경기이다. 양 팀 모두 11 : 11,  똑 같이 열한 명씩의 선수들로 경기에 임하는 데 `어떻게 상대보다 더 많은 숫자를 확보할 수 있을까?` 숫적 우위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 상대 선수보다 많이 뛰는 방법이다. 필드에서 뛰는 열 명의 선수가 상대보다 더 많이 뛰어 공격 시에는 상대 수비보다 우리 공격수가 1명 많으면 프리 상태에 있는 공격수가 1명이 생기게 되고, 그에게 패스해 줄 길이 생긴다. 두 명이 많으면 두 개의 길이 생기는 것이다. 결국 많이 뛰는 팀이 골로 향하는 많은 길을 확보하는 것이며 그 만큼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수비 시에도 상대 공격수 보다 우리 수비수가 1명 많으면 모든 길을 사전에 차단하게 되고 유사시를 대비할 여유 인력을 한명 확보한 상태에서 혹 어느 길이 뚫리지나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가 그런 일이 발생되면 그곳으로 긴급 투입하여 재 차단하게 된다.   많이 뛰는 팀은 상대에게 길을 내어주지 않으면서 자기들의 길은 많이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 집단 트릭이다. 조직적 사기극이다. 많은 전술 훈련을 통해 몇 명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기를 펼치며 바람잡이 역할을 하게 되면 상대도 그 쪽을 막기위해 순간적으로 뒤엉켜 몰려오게 된다. 그럴 때 반대쪽 빈 공간으로 우리 선수를 침투시켜 길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상대가 트릭을 쓰는구나 라고 여기며 아무도 그 길을 차단하지 않을 때는 그 길이 바로 골로 연결되는 길이 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숫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순간적 부분적으로 이런 트릭을 통해 프리상태의 길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셋째 - 개인기에 의한 트릭이다. 단독 사기범행이다. 개인의 스피드나 페인팅 동작을 통해 상대 수비수의 중심을 무너트려 그 시차나 공간을 확보하여 차단된 길을 여는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꼽는다면 단연 더 많이 뛰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경기가 이런 진리를 보여준 경기였다. 러시아보다 휠씬 많이 뛴 스페인이 이긴 것이다. 기적보다는 진리가 승리할 수 있어 참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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