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백영희 김의천  (Homepage) 2019-11-14(목) 14:28:15, 1525

전화/백영희 첫사랑이었다는 말에 전화를 끊었다 눈을 감고 열심히 상상해도 희뿌연 줄무늬다 베란다 문을 열고 하늘을 본다 잡초 사이로 유난히 돋보이는 아기 풀꽃 바람이 풀꽃 위로 햇살처럼 내려앉는다 바닷가 파도소리 풍덩 손가락을 담가 시골국수를 건져 먹던 벌거숭이 아이, 젓가락도 없이 창틀에 쌓인 먼지를 닦는다 행여 남풍이 불어올까 뱀다리 : 윗 사진처럼; 서울 어느 지하철역.스크린 패널에 담긴,             이 시를 거푸 마주하느라 지하철 2대를 그냥 지나쳤다.             나는 이 시인을 전혀 알지 못한다. 처음 보는 이름이다.                      이 시를 건져 올리던 순간, 그때 이 시인의 마음은             어찌했을까를 헤아려보느라 지하철을 그냥 보낸 터였다.             세상사를 살아내는 사람(의 진정성)을 전혀 배제한 채,             자신도 도무지 알수 없는 추상의 사랑타령 하는 시인들은             절대 이런 마음 못 건진다.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청춘이 사라지기 전에
다음글 :	누가 그랬다

top